2007년부터 당기순익 급감에도 오너가 배당금은 늘어
일진자동차가 당기순이익에 상관없이 착실하게(?) 허진규 회장 일가에 배당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익은 감소 추세인데 오너 일가의 배당금은 높아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일진자동차는 2003년부터 일본 자동차 혼다를 수입하고 있다. 설립 초기 지분율은 일진전기 50%, 허진규 회장 25%, 차녀 승은씨 25%였으나 승은씨가 결혼한 뒤 허 회장, 승은씨, 사위 김윤동씨가 100%를 소유하고 있는 오너 회사다.
일진자동차는 이익과 관계없이 오너가에 배당금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07년까지 보통주 1주당 500원씩 배당하다 2008년부터 750원, 2010년부터는 833원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허진규 회장과 차녀 승은씨의 배당금은 1억2500만원에서 1억5375만원, 1억7076만원으로 늘었다. 김윤동 대표는 두 사람의 2배 수준의 배당금을 받아왔다.
문제는 일진자동차의 당기순이익이 해마다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당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나눠주는 행위로 배당가능 이익이 있을 때만 배당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배당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대차대조표상 순이익이 감소하면 배당금이 낮아지는 것이 원칙이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진자동차의 당기순이익은 19억원(2007년), 35억원(2008년), 8억원(2009년), 9억원(2010년)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1년에는 당기순손실 200억원을 냈고 2012년 당기순이익 7137만원으로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배당성향은 10%에서 40%까지 높아지더니 2011년에는 8616%를 기록했다.
일진자동차가 당기순익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이자비용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년 시설자금을 위해 신한은행으로부터 70억원을, 이듬해 24억4000만원을 차입했다. 판관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판촉비를 줄이고 광고비는 거의 집행하지 않는 등의 노력으로 영업이익은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국면전환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차 점유율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2008년 시장점유율 35.5%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4년간 해마다 점유율이 떨어져 2012년 18.3%까지 하락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14.6%까지 떨어졌다. 특히 일진자동차가 판매하는 혼다의 경우 점유율이 2008년 20%를 넘었지만, 지난해 9월까지 누적 점유율은 3%대로 급락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