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업체 중심으로 주요 식품 다올라…‘폭리’ 논란도 일어
먹거리 가격 인상이 제과, 제빵, 음료 등 가릴 것 없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업체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부르짖지만, 작년 연말부터 식품물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주요 가공식품들이 원재료 가격 부담이 없음에도 부당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이윤을 꾀하기 위한 ‘꼼수 논란’을 비켜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위 업체들 주요 가공식품 대부분 인상= 농심은 6일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류와 즉석밥 등 제품류 가격을 평균 7.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조정으로 새우깡(90g)은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오르고, 1200원이었던 자갈치(90g)와 양파링(84g) 등은 1300원(8.3%)으로 오른다. 즉석밥은 평균 9.9%, 웰치주스와 웰치소다는 각각 8.2%, 5.2% 인상된다.
농심 관계자는 “포스틱, 양파링 등은 2년 10개월 만에, 새우깡, 수미칩은 1년 6개월 만에, 즉석밥은 2002년 출시 이후 12년 만에 첫 인상한 것”이라며 “물류비와 판매관리비 상승으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인상으로 인한 농심의 전체 매출 증가폭은 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단, 칩포테토와 벌집핏자 등 6개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전날인 5일에는 음료업계 1위 롯데칠성음료가 칠성사이다를 비롯해 14개 제품 가격을 평균 6.5% 인상했고, 작년 말에는 코카콜라가 제품 가격을 평균 6.5% 올렸다. 파리바게뜨도 지난달 15일부터 우유식빵을 비롯한 193개 품목의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했다.
작년 연말에는 오리온이 초코파이 가격을 20%나 올렸고 해태제과도 에이스를 비롯한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8.7% 인상했다. 롯데제과 역시 작년 10월 ‘빼빼로’ 중량을 늘리며 가격을 20% 높게 책정했고 몽쉘 등 9종 가격을 평균 11.1% 상향 조정했다. 이보다 앞서 흰우유·가공유를 비롯한 유제품은 작년 8월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을 근거로 일찌감치 가격인상을 마무리했다.
업계 1위 업체들이 최근까지 주요 제품의 가격을 모두 인상함에 따라,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동종업체들의 인상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음료업계 1, 2위 롯데칠성과 코카콜라, 제빵업계 1위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과업계 1위 롯데제과 등이 가격인상을 마무리 지은 만큼 업계는 동아오츠카, 웅진식품, CJ푸드빌 등 후발업체들의 움직임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재료가 인상은 핑계… 이윤 확대 위한 꼼수 논란= 최근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주요 가공식품들이 원재료 가격 부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나타나 꼼수 논란이 거세다. 초코파이, 마가렛트, 코카콜라 등 대부분 원재료가 부담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이윤 확대를 꾀하기 위해 원재료가 인상을 핑계 댄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주요 제품 원재료 가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리온 초코파이는 2012년 제품 가격이 3200원에서 현재 4800원으로 50% 인상됐지만, 동일 기간 동안 원재료 가격은 4.9% 인상됐다. 원재료가가 25원 변동할때 제품 가격은 1600원 올라 64배 차이를 나타냈다.
해태제과식품의 에이스와 롯데제과의 마가렛트 역시 제품 가격이 각각 40.0%, 26.9% 인상되는 동안 원재료가는 불과 10.7%, 9.6% 인상, 원재료 추정가격 인상분 대비 가격은 무려 33배, 6.3배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카콜라음료의 코카콜라는 가격이 19.5% 오르는 동안 원재료가는 오히려 4.9% 인하됐다. 판매가격이 385원 인상된 반면 원재료 가격은 오히려 14원 떨어졌다는 것.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 제조사들이 원재료가 인상을 핑계로 가격을 올려 이윤 확대를 꾀했던 게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가격 인상 폭이 과도하거나 인상요인이 거의 없는데도 가격을 올린 것은 기업의 폭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또 가공식품업체의 손익분석 시 원재료가 부담이 증가되고 있다는 업체들의 주장도 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오리온의 2012년 및 2013년 손익 비교 시 매출액 대비 원재료 및 상품 비중은 각각 53.0%, 51.0%로 2013년에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제과 역시 매출액 대비 원재료 및 상품 비율은 0.7%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원가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업체들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개별 원재료의 가격 추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의 약점을 이용해 손쉽게 제품 가격을 인상시킴으로써 이윤 확대를 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