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업체 부실대응이 원유 유출 피해 키웠다

입력 2014-02-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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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 2부두에서 발생한 유조선 송유관 충돌사고 수습 과정에서 해경과 업체측의 부실 대응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발생 이후 해경의 초동대처에 문제점이 드러났고 해당 업체는 송유관 속 비우기 작업을 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3일 여수해경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9시 35분께 전남 여수시 낙포동 원유2 부두에서 싱가포르 국적 16만4000톤급 유조선 우이산호가 송유관 시설을 들이받았다.

사고가 난 뒤 9시 56분께 여수도선사지회의 신고를 받은 여수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9시 57분께 여수해경 상황실에 충돌사고 사실을 최초로 신고했다. 관제센터는 이어 유조선에 타고 있던 도선사와 유조선의 접안을 돕던 예인선을 잇따라 호출해 '육상쪽 송유관 파손으로 기름이 새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또다시 10시 6분께 해경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해경은 신고접수 즉시 헬기 1대와 방제정 등 16척을 사고 현장으로 출동시켰지만 실제 방제정이 도착한 것은 사고 후 1시간여가 지난 10시 36분께였다. 사고가 난 뒤 1시간여 동안 아무런 대책도 없이 원유가 바다로 쏟아져 내린 것이다.

이번 사고의 사실상 피해자인 GS칼텍스 측의 안이한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GS칼텍스는 사고 발생 1시간여 전에 우이산호와 비슷한 규모의 유조선이 원유 이송작업을 마쳤으나 송유관의 밸브를 잠그고 속을 비우는 이른바 '블로잉' 작업을 하지 않은 것으로 해경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 작업만 했어도 원유 유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GS칼텍스는 또 사고 발생과 동시에 9시 35분 사고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경 등에 제대로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사고 이후 송유관과 연결된 밸브를 잠근 시각이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난 10시 35분에야 이뤄져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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