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영업이익-당기순익 줄어도 배당은 '펑펑'
[e포커스]KT&G 민영진 사장이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는‘트리플 부진’에도 배당성향을 20%나 높여 눈총을 받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KT&G는 2013년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3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가배당율은 4.16%이며, 배당금총액은 4028억7616만원이다.
KT&G는 2013년 배당금 총액을 2012년과 같은 4028억7616만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KT&G 사상 최대 규모이다.
문제는 실적 부진한데도 배당잔치를 펼쳤다는 점이다. KT&G는 2013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한‘트리플 부진’을 기록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22.9% 감소한 559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1%, 2.2% 줄어들었다. 그러나 배당성향은 2010년 42%, 2011년 52%, 2012년 56%, 2013년 72%으로 지난 4년간 꾸준히 높아졌다. 배당금은 변함없는데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다보니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이다.
KT&G의 이 같은 경영에 대해 시장에서는 주인이 없다보니 발생하는 대표적인‘모럴해저드’라고 지적한다. 현재 KT&G의 외국인 지분율이 58.65%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는 중소기업은행(6.93%)이지만 2대주주는 라자드에셋 매니지먼트 엘엘씨 외 특별관계자 48인과 First Eagle Investment Management LLC로 각각 5.49%를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미래를 위한 재투자보다 주주를 위해 고배당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민 사장 이후 실적이 하향세를 겪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취임한 이래 당기순이익은 9311억원(2010), 7759억원(2011), 7684억원(2012)로 줄곧 하락세다. 현금 배당을 위한 이익잉여금 역시 같은 기간 9291억원(2010), 7637억(2011), 7527억(2012)으로 감소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크게 감소한 이유는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에 따른 과세추정액과 자회사 투자금액의 손상차손 반영 등 회계상 일회성 손실로 인한 일시적인 결과일 뿐, 주력인 담배사업의 영업(펀더멘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 주주이익 환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고배당정책에 따라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