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이 매각작업에 나선 가운데 인수자에게 액면가의 절반 이하 가격으로 대량의 신주를 배정하기로 했다. 이로써 동양증권은 경영권 확보와 자본이익을 취하기 위한 계산으로 풀이된다.
23일 동양증권은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대주주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의 최종 인수계약 체결자로 지정됐다.
신주발행가액은 액면가(5000원)의 42% 수준인 2100원이며,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7142만8571주다. 이대로라면 신주 인수대금은 1500억원이다.
유상증자 결정을 행사할 경우 지분의 50%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을 명확히 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법정관리 중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의 동양증권 지분은 3377만주(27.06%)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하지만 인수계약 체결후 신주를 배정받으면 전체 1억9621만주 중 1억520만주(53.6%)를 갖게 돼 안정적인 경영권을 갖게 된다.
아울러 시가보다 싼 가격에 신주를 배정받는 만큼 자본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동양증권은 이날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통해 매각 공고를 냈다.
내달 4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뒤 같은달 26일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동양증권측은 “3월 1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특별결의 승인을 받아야 하니 그 이후에나 매각이 최종 확정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4월 중 모든 매각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