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공기관 노조가 정부의 정상화 대책에 집단반발한 데 대해 강한 실망감과 함께 답답한 심정을 피력했다.
현오석 부총리는 20일 기획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38개 공공기관 노조가 경영평가를 거부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국민 눈에는 공공기관 노조가 현실인식이 없는 것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현 부총리는 “정부가 공공기관 부채의 책임과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구분회계를 실시하겠다고 했는데도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시대적 과제와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부총리는 “노조가 추구하는 가치가 공동체 의식이나 연대감이라면 특권적 단체협약으로 국민에 위화감을 주고 ‘신의 직장’이라고 비난받는 현 상황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달걀은 스스로 안에서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밖에서 깨뜨리면 계란 후라이밖에 안된다”면서 “공공기관이 변화의 주체가 돼 기득권의 껍질을 깨고 나오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 부총리는 또 이 자리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등 정책 현안에 대해 기재부 직원들에게 책임감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조류 인플루엔자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특정 현안이 발생하면 일부 부처의 문제를 넘어 국민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줄 수 있고 결국엔 경제 총괄부서인 기재부의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기재부 직원들은 경제 현안이 발생하면 소관을 떠나 해당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고 사태의 전개와 영향, 파급 효과를 감안해 발 빠르게 대응하는 업무 자세를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러한 조치가 업무영역을 넓히거나 타부처를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다”라며 “먼저 손을 내밀어서 도와주는 것으로 진정한 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선 “이번 정부 정책의 핵심 중 핵심”이라면서 “주로 경제정책국, 조정국이 주도하는데 실국을 떠나 모든 부서가 경쟁적으로 좋은 의견을 내 제대로 된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고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주문했다.
전날 기흥의 사회복지시설을 방문한 것과 관련해선 “절대 빈곤 뿐 아니라 상대 빈곤 문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은 주변과 비교하는데서 오는 상대적인 공복감이 큰 문제인 것 같다”며 “기재부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는 익숙하지만 세밀한 정책에서 따뜻함이 느껴지도록 하는 배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재부 직원들도 취약 계층을 돌아보고 함께 느끼는 스킨십을 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