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증권사 21개 종목중 20개사 PBR 1배 밑돌아
증권업계에 불황이 심해지면서 증권사들의 기업가치가 헐값 취급을 받고 있다. 전체 21개 상장 증권사 중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의 주가가 장부상 청산가치를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증권사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산출이 가능한 종목 21개 중 20개의 PBR이 1배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PBR은 주가를 1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PBR이 1배를 밑돌면 현재 주가가 청산가치(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지난해 9월 말 지배주주순자산 기준 증권업종의 평균 PBR은 0.58배로 나타났다.
증권주 중에서 유일하게 PBR이 1배를 넘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1.44배를 보였다. 이어 삼성증권(0.98배), 한국금융지주(0.83배), 메리츠종금증권(0.80배), 미래에셋증권(0.75배), 대우증권(0.70배) 등이 그나마 PBR이 높은 편이었지만 1배 미만이었다.
반면 대신증권은 0.22배로 가장 낮은 PBR을 보였으며, 동부증권(0.23배), 유진투자증권(0.24배), 교보증권(0.27배) 등이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일부 증권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본사 사옥(토지+건물)의 장부가액에도 못 미칠 만큼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계산으로 해당 증권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사옥을 팔고도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으로 대신증권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이 가진 지분 9.91%의 가치는 약 378억원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본사 부동산 가치(640억원)보다 적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의 PBR이 1배 미만이면 그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저렴한 비용으로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성장성 회복 시점이 불투명하다면 주가가 저평가됐다고 무조건 투자에 나서는 것을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