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회동 입장차만 확인…3월 주총까지 갈등 이어질듯

“반성부터 해라”VS “명예회복이 우선이다”
3년 넘은 신한사태 갈등이 전·현직 경영진 간에 책임공방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 지난해 연말 연임에 성공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이 신상훈 전 사장을 겨냥해 반성을 촉구하는 직격탄을 날렸다. 이 같은 한 회장의 강하고 단호한 태도 변화는 앞서 신 전 사장이 신한금융을 ‘죽은 조직’등으로 표현하며 현 경영진을 정면 비판한데 따른 것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사태가 지난 12월말 열린 2심 최종공판으로 법리적 공방에서 책임공방으로 새로운 버전이 전개되고 있다. 신 전 사장이 항소심 재판부로부터 1심에서 유죄로 봤던 혐의까지 사실상 모두 무죄판결을 받으면서 신한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양측의 같등은 최소 3월에 열리는 주주총회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신 전 사장은 금융권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 신 전 사장은 신한사태의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조금씩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 전 사장은 9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신한사태 당시 대립했던 라응찬 전 회장과 한 회장 등 현경영진을 맹비난했다. 신 전 사장은 “(한 회장)은 심판 자격이 없다”며 “그런 사람이 리더로 있다는 게 신한으로서는 불행하다”등 작심한 듯 직설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그는 명예회복 위해 하루라도 복직해 떳떳하게 일하고 싶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날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를 주재한 한 회장도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한 회장은 “분명한 것은 신한 사태는 후배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고객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점에서 신한답지 못했다”며 “이런 점을 느끼고 반성해야 하고 신한 사태의 해결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 전 사장 측이 복직이나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아는데 유감 표명만으로는 대응이 안 될 것 아니냐”며 “갈 길이 참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사장의 스톡옵션 등 보상 문제와 관련 “스톡옵션은 이사회에서 재판 결과가 마무리될 때까지 유보하기로 한 것”이라며 “대법원 판결 후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다음 이사회 때 얘기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 회장은 “지난 3일(신 전 사장을) 만나 얘기를 해보니 생각의 온도차이를 느꼈다”며 신 전사장의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한 회장과 신 전 사장은 회동을 통해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씻어내려 했지만 아직은 서로의 온도차만 확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