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법 일부개정법 국무회의 통과
재개발·재건축 등 주거정비사업을 할 때 시·도지사가 조례상 허용된 범위를 넘어 법적 상한선까지 용적률을 완화해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의 일반분양 주택수가 늘어나게 돼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하 도정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 주 초 공포돼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주민들이 정비사업을 원할 때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지방자치단체가 정비계획 또는 기본계획 수립·변경 때 조례상 규정된 용적률에 구애받지 않고 법적 상한까지 용적률 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용적률 제한을 완화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준 것이다.
이는 주거지역에만 예외적으로 적용되며, 상업지역 등은 제외된다. 또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사업장의 경우 정비계획 변경 등에 따른 사업지연·주민혼란 등의 우려가 있어, 사업시행인가 이전 단계에 있는 정비구역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했다.
업계는 이번 개정으로 사업성이 부족해 추진에 애를 먹거나 새롭게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또는 단지)의 사업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의 경우 시·도 조례로 용적률을 300%까지 정할 수 있지만 서울은 250%, 대구·대전 280% 등으로 용적률 상한을 제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 대부분이 법적상한까지 용적률이 허용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용적률 제한이 엄격히 적용돼 온 서울이 이번 개정의 최대 수혜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원하지 않는 지역의 출구전략을 지원하는 방안도 담았다. 오는 1월 말 종료 예정이던 정비사업 추진위원회·조합의 해산신청 유효기간을 내년 1월 말로 1년 연장했다. 다만 철거와 이주 등이 이미 진행된 정비구역은 연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추진위 승인이 취소될 때 사용한 비용에 대해 지자체가 일부 지원할 수 있는 유효기간도 내년 8월 1일까지로 1년 늦춰졌다.
또한 추진위원회 승인 또는 조합 설립인가의 취소에 걸림돌이 됐던 매몰비용에 대한 손금처리 방안도 마련했다. 시공사나 설계자,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자 등이 재개발·재건축 추진위원회나 조합으로부터 받아야 할 채권을 포기한다는 ‘채권확인서’를 지자체에 제출하면 추가적인 법적 절차 없이 채권액을 손금에 산입해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시공자 등과 추진위원회·조합간 잔존채권에 따른 갈등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도정법 개정안은 사업성 제고 방안과 출구전략 관련 사항을 모두 담은 법안으로 답보상태에 빠진 정비사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