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1호 종마목장 10만평 규모로 조성… 사육마 70% 외래종
◇ 말 관광과 산업의 조화 = 한국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마사회 최초의 종마목장이다. 본래 말을 길러내는 종마 역할을 주로 담당했지만, 이제는 말 산업에 투입할 전문인력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시민들에게도 개방돼 관광지로 각광받는 곳이기도 하다. 시내에서 멀지 않은 데다 10만평이 넘는 부지가 봄철엔 푸른 목초로, 여름철엔 짙은 녹음으로, 가을철엔 오색 단풍들로, 그리고 겨울이면 설원으로 뒤덮여 가족과 연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나들이하기도 좋고 말들을 한껏 풀어놓는 4~5월, 9~10월이면 휴일에 3000여명의 관광객이 다녀갈 정도다.
나들이객들은 트랙을 질주하는 말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목장에 풀어놓은 말들과 사진을 찍기도 한다. 어린이들은 어린 말 포니를 타고 승마체험을 할 수도 있다. 이곳을 찾은 날은 바람이 더 매서운 겨울의 절정이었던지라 관광객이 다소 뜸했지만, 아이 손님을 기다리는 포니들과 함께 눈밭을 헤치며 싱싱한 풀을 찾는 어른 말들, 그리고 훈련준비 중인 앳된 얼굴의 기수 후보생들이 눈에 띄었다.
목장 관계자와 함께 말들의 숙소, 마사를 둘러봤다. 이 목장은 교육용 말 93마리과 씨수말 1마리, 포니 5마리 등 99마리의 말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옷(마의)을 입혀놓았지만, 말들도 추운지 연신 콧김을 내뿜으며 서 있었다.
단연 눈에 띄는 말은 덩치 큰 경주마인 ‘더러브렛’. 토종도 있지만 외국에서 들여온 말이 더 많다. 국내 경마장에서 뛰는 더러브렛의 70%가 외국종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마사회에선 토종마의 훈련에도 힘쓰고 있으며 매년 1마리씩 미국으로 보내 경주 실력을 가늠하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지로의 수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한다.
나어린 이들 후보생의 훈련은 결코 만만치 않다. 이들의 일과는 새벽 5시께부터 시작된다. 말에게 밥도 주고, 이론 수업도 듣고, 1000m의 트랙을 몇 바퀴씩 도는 실전훈련도 받는다. 수업은 본래 2년 과정에서 2008년부터 4년과정으로 바뀌었으며, 320전20승을 채워야 수료할 수 있다.
후보생들은 말을 탈 때 체중 과다로 인한 속도 저하를 막기 위해 몸무게 48kg가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매주 체중 점검을 받는다. 먹고 싶은 것 많고, 하고 싶은 것 많을 때인데도 오로지 기수가 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키며 고된 훈련을 이어가야 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보통 한 학년에 15~20명이 들어오지만 5~6명만이 수료한다고 한다. 다만 수료 후엔 체중·체력 관리만 꾸준히 한다면 50살이 다 되도록 과천과 제주, 부산·경남 등지에서 맹활약할 수 있다.
기수후보생뿐 아니라 조교, 마필관리사도 이곳에서 교육을 받는다. 지난 12월 초 기준으로 이곳을 거쳐간 기수들은 432명에 달하며 마필관리사 1300명, 조교보 156명, 조교승인 자격취득자 424명까지 총 2312명이 이곳에서 교육을 마쳤다.
이들은 말 산업이 주로 ‘사행심리를 조장하는 경마’로 받아들여지는 인식이 바뀌길 바라고 있다. 말의 해 2014년을 맞아 말 산업의 두 축을 이루는 경마와 승마 모두, 경마는 건전한 스포츠이며 승마는 효과 높은 운동이라는 긍정적 인식이 확산됐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