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관료·삼성 출신들 약진… 화려한 경력·인맥 갖춘 ‘상위 1%’
매일 ‘쩐의 전쟁’을 치르는 국내 대표적 PEF(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은 글로벌 감각을 자랑하는 외국계 출신과 관료 출신들이 주름잡고 있다. 그야말로 국내 상위 1%를 자랑하는 화려한 경력과 인맥이 이들의 명함인 셈이다.
외국계 출신 PEF 수장의 대표적 인물로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등이 꼽힌다.
동북아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김병주 MBK 회장은 고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다. 사모펀드 운용사 ‘MBK’는 김병주 회장의 영어 이름인 ‘마이클 병주 김’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사명이다.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막삭스와 미국 금융기관인 살로먼스미스바니, 사모펀드인 칼라일 등을 거친 그는 2005년 MBK 파트너스를 설립한 것.
최근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도 하버드대 MBA 출신으로 모간스탠리PE 한국 대표와 아시아 총괄 CIO(최고투자책임자)를 지낸 후 지난 2010년 자신의 이름을 딴 한앤컴퍼니를 창업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10년 5월까지 모간스탠리 PE 대표로 재직하면서 쌍용(현 GS글로벌)과 랜드마크자산운용(현 ING운용), 현대로템 등 10여 건의 굵직한 딜을 주도해 왔다.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해 유명세를 치른 조건호 파인스트리트 회장은 리먼브라더스 한국 대표를 거쳐 글로벌 본사 부회장까지 역임한 투자은행(IB) 업계의 전설로 꼽힌다.
관료 출신으로는 변양호 보고펀드 공동 대표와 구본진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대표주자다.
지난 2003년 외환은행 론스타 매각을 주도했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토종 1세대 PEF로 꼽히는 보고펀드로 합류했다.
구본진 트루벤인베스트먼트 대표도 행시 24회로 기획재정부 차관보(재정업무관리관)를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그는 공직에 입문한 후 경제기획원과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재정정책, 국고 등 재정 전반의 보직을 거쳤고, MB정부 들어서는 정책조정국장과 재정업무관리관(재정차관보) 등 요직을 역임했다. PEF 대표로 명함을 바꿔 단 지 불과 1년 반 만에 1000억원 규모의 ‘IBK 포스코 트루벤 기업재무안정 PEF’를 결성했고, 경남 울산지역 상공인과 손잡고 ‘경은사랑 컨소시엄’을 구성해 경남은행 인수전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기업가 출신들로는 삼성 출신들이 약진이다. 삼성전자 사장과 정보통신부 장관을 거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펀드 대표, 지난해 케이더인베스트먼트를 창립한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어피너티 한국 대표 박영택 부회장, 이상훈 모건스탠리PE 한국대표도 삼성그룹 출신인 것.
IB업계 관계자는 “PEF 특성상 자금의 모금, 운용, 청산까지 모두 원스톱으로 완벽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선수급 인재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