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메세나 활동]아름다운 사회공헌 ‘메세나’

입력 2013-11-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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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음악 주류서 전통·창작 범위 넓혀… CSR·마케팅·시민감동 ‘1석3조’

▲지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빌딩에서 열린 ‘2013 서울메세나 아츠워크’에서 이원국발레단이 ‘발레갈라’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2013 서울메세나 아츠워크’는 서울문화재단이 서울메세나사업의 일환으로, 기업과 일반 시민들 간의 거리감을 문화예술로 좁히자는 뜻에서 실시한 캠페인이다. 뉴시스
지난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로비. 공연장도 아닌 곳에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 퍼졌다. 극단 아리랑 단원들이 음악극 ‘동백꽃’을 선보인 것. 같은 날 신문로1가 금호아시아나빌딩 로비에서는 화려한 춤사위가 펼쳐졌다. 이원국 발레단의 카르멘, 블랙스완, 호두까기 인형 등 발레 공연이다.

이들 공연은 ‘2013 서울메세나 아츠워크’ 행사의 하나로 무료로 진행됐다. ‘서울메세나 아츠워크’는 기업의 메세나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예술의 가치와 감동을 일반시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최근 경기불황 속에서도 대기업들은 더욱 다양하고 활발하게 메세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기업들은 메세나 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도 다할 수 있고,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시민들에게 즐거움도 제공한다. 그야말로 1석 3조인 셈이다.

‘메세나(Mecenat)’란 로마의 정치가 마에케나스가 베르길리우스, 호라티우스 등 문화예술가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한 데서 유래한 용어다. 기업의 문화·예술·스포츠 등에 대한 지원 활동을 일컫는다.

미국·유럽·일본 등에서는 일찍부터 기업의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미국의 경우 1967년 록펠러재단 주도로 기업예술지원위원회가 결성됐다. 일본도 1990년 창설된 메세나협의회에 217개사가 가입해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4년 삼성, 현대 등 204개 기업이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를 발족하면서 기업들의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지원이 본격화됐다. 2004년엔 메세나 운동이 기업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의미있는 운동이라는 판단에서 한국메세나협회로 명칭을 바꿨다. 문화를 통해 아름다운 사회공헌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메세나협회가 조사한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액은 1603억원으로 전년(1627억원)보다 1.5% 감소했다. 그러나 메세나 활동에 참여하는 기업 수는 2010년 606개에서 2011년 509개로 줄었다가 지난해 566개로 다시 증가했다.

경기침체로 개별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비용은 줄었지만, 참여하는 기업은 더 많아진 것이다. 메세나협회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메세나협회 주관으로 기업과 예술단체를 맺어주는 ‘기업과 예술의 만남’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지난해 종근당과 아트스페이스 휴, 현대백화점과 한국페스티발앙상블, 한석화학과 예술기획 파홀로 등 104쌍이 새로 결연을 맺는 등 최근 6년간 결연 건수는 모두 446건으로 늘어났다.

대기업들은 서양 미술과 음악에서 전통 예술로 지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립국악원과 결연을 맺고 올해부터 전통예술 인재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온 나라 국악경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해금연주단 꽃별 등 3개 전통예술 단체를 꾸준히 지원해 왔다. 올해는 ‘강은일 해금플러스’를 추가 후원한다.

청소년 및 소외계층 지원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연암문화재단은 환경·지역적인 이유로 예술적 환경을 접하기 어려운 청소년과 소외계층을 위해 창작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무료공연 프로젝트인 ‘LG 스쿨콘서트’를 8년째 열고 있다.

LG화학은 매년 도서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소외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2~3곳을 대상으로 도서관을 지어주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08년부터 행복나눔재단과 함께 재능과 열정은 있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춤, 노래, 연기 등 뮤지컬을 교육하는 ‘SK해피뮤지컬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두산연강재단은 지난해부터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지방 어린이를 위한 예술 체험교육 프로그램인 ‘두산어린이아트스쿨’을 운영 중이다. 지난 10월 충남 보령과 논산, 경기 양주 등 총 4개 학교의 초등학생을 초청해 공연 관람과 사진 촬영 실습 등 예술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처럼 활발하게 이뤄지는 메세나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국내 대표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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