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움직임 잘 보이는 곳 티켓값 가장 비싸…야구 홈플레이트, 농구는 코칭석이 최고
#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이호정(27)씨는 야구 마니아다. 스포츠라곤 야구밖에 몰랐던 이씨가 최근 겨울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선택한 것이 농구였다. 농구장을 찾으려는 이씨는 여러모로 낯선 좌석제에 혼란스러웠다. 이씨와 비슷한 고민을 겪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종목별 티켓값과 좌석별 특징에 눈이 간다.
농구는 코치진과 가까운 쪽 1층석(이하 코칭석)이 4만원 전후다. 선호하는 선수를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어 좋다. 코칭석과 대칭되는 쪽이 다음으로 인기다. 가격은 2만원 정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김일구 홍보마케팀장는 “넓은 조망, 응원 등 관람 이유에 맞게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시즌이 한창인 배구는 선수들의 땀과 거친 호흡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1층 지정석이 1만4000원(경기 안산 상록수체육관 기준)이며, 2층 지정석은 8000원 선이다.
야구에서 티켓값을 좌우하는 요소는 홈플레이트다. 야구의 진면목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타자나 포수의 시야를 경험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중계진과 취재진도 홈플레이트 쪽 자리에 집중된다. 김형준 MBC스포츠플러스 야구 해설위원은 “홈플레이트 쪽에서 홈런 타구가 까마득히 솟아오르는 것을 보는 쾌감이 일품”이라며 “투구와 타구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중계진 쪽 자리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투구와 타구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최고급석(VIP)은 6만~7만원(이하 서울 잠실구장 기준) 선이다. 갖가지 음식을 테이블에 놓고 야구 관람이 가능한 테이블석은 4만원대다. 1·3루석은 1만2000원 정도다. 1루와 3루 내야진 가까이서 본다는 점과 치어리더들과 응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파울석 티켓은 1만원이면 구매 가능하다. 홈플레이트 기준(6시 방향)으로 4시와 8시 사이 고층 자리는 3층석으로 9000원 정도다.
야구장의 티켓값은 홈플레이트에서 멀어질수록, 층은 올라갈수록 가격이 내려간다. 때문에 외야석은 7000~8000원이다. 가격은 싸지만 홈런볼을 노리는 팬들은 가볼 만하다.
축구 또한 각 좌석마다 특징과 선호 이유가 다르다. 전문가들도 좌석 지정에 정답은 없다고 한다. 장지현 SBS ESPN 축구 해설위원은 “각자 성향에 따라 원하는 곳에 자리를 마련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경기의 전술적인 흐름을 한눈에 보고자 하는 사람은 꼭대기쪽(1만1000원 전후, 이하 서울월드컵경기장 기준), 선수들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는 골대쪽 홈서포터석(1만원), 양팀이 고루게 잘 보이는 자리는 일반석(1만~2만원)이 알맞다. 특히 연간권 구매자를 위해 맨 앞의 1000여석은 비워둔다. 따라서 서포터스나 마니아들은 눈여겨 볼만하다. FC서울 축구팀 관계자는 “마니아들은 시즌권 구매를 통해 좋은 자리를 보장받는다”면서도 “다른 자리도 축구를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많은 팬을 둔 스포츠 야구와 축구에는 기본 좌석 외에도 스카이박스(고급관람시설)가 특징이다. 스카이박스는 일부 국내 프로구단에서 운영된다. SK 와이번스는 프로야구팀들 중 가장 먼저 스카이박스를 운영했다. 인천 문학구장은 24, 16, 10, 8인실 등 총 36개실의 스카이박스를 운영하고 있다. SK 외에도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도 각각 부산 사직구장과 대전 한밭구장에 스카이박스를 마련했다. 사직구장은 본부석에 2개실을 설치했으며, 한화는 6~10인실까지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프로축구에서는 FC서울이 스카이박스를 활용하고 있다. 상암구장은 12인실과 22인실, 24인실 등을 운영한다. 하프라인을 기준으로 한 ‘센터 룸’과 골대 쪽의 ‘사이드 룸’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