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뱅킹 3000만명 시대… 창구거래 8년새 절반 ‘뚝’

입력 2013-11-1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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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점포 급증

‘텅빈 창구, 은행원 설 자리를 잃다.’

올해 상반기 기준 스마트폰으로 모바일뱅킹에 등록해 이용하는 고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만명을 돌파했다. 금융 거래가 창구를 이용하는 대면 거래보다 모바일·인터넷과 자동화기기를 활용한 비대면 거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6월말 기준으로 대면거래(창구거래)의 비중은 11.6%로 비대면거래(88.4%)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8년 전인 2005년 6월말(26.9%)과 비교해볼 때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현재 10% 초반대인 창구거래 비중은 머지않아 한 자릿수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문제는 이처럼 창구거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적자점포 또한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526곳이던 적자 은행 영업점 수는 2011년 650개, 지난해 804개로 늘었다. 적자 영업점이 차지하는 비율도 10%에 이른다.

이처럼 예전만큼 고객들로 붐비는 은행 지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인력 구조조정이 어려워 영업점 수가 늘어나고 있는 난감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영업점 축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은행들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은행들이 적자를 보이면서도 영업점 수를 오히려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대거 제기됐다.

은행의 영업점 수는 10여년 만에 20%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01년 말 기준 6091개 수준이던 은행 영업점은 지난해 말 7698개까지 늘었다. 올해 1분기에는 소폭(7671개) 줄어들었지만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는 편의점보다 은행이 많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며 적자점포 수 및 적자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점포를 포기할 수는 없다”며 “특히 적자점포 정리는 노조 측에서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인식해 반대가 심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은행권의 인력 구조조정의 어려움은 은행권 인력 구조의 역피라미드 현상을 낳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은행원 중 행원급인 사원·대리는 3만8391명이고, 과장 이상 간부급은 5만8648명으로 전체 일반직원 중 간부가 무려 60%에 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이 갈수록 늙어가는 데에는 1998년 외환위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며 “위기 돌파를 위해 대규모 명퇴가 이뤄졌지만 신규채용도 동시에 동결되거나 크게 축소돼 ‘젊은 피’ 수혈이 줄어든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따른 과잉 인력도 문제”라며 “조직 융합과 노조 반발 등을 의식한 경영진이 인력 개편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고령화의 일정 부분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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