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인상 도미노효과… 2차 가공식품 가격 발표 시기 저울질
빙그레가 11일부터 아이스크림 ‘투게더’와 ‘엑설런트’ 가격을 각각 10%, 16.7% 올려 판매한다. 지난 8월 원유가격연동제 실시 이후 원유와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예상됐던 빵, 아이스크림 등 2차 가공식품 가격인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지난 8월 1일 원유가격이 1ℓ당 106원 오르면서 촉발된 식품 가격인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선봉에 나선 곳은 국내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협동조합. 이어 매일유업, 남양유업, 동원F&B, 빙그레 등 유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렸다.
이달 1일에는 서울우유가 발효유 34개 제품에 대한 평균 가격을 8.9% 인상했다. 이로써 원유 가격 상승으로 촉발된 유제품 가격 인상이 흰 우유, 가공우유에 이어 발효유까지 오르면서 마무리됐다.
이 같은 식품업계 가격 인상은 원료 인상분을 따른 것이란 게 업체들 설명이다.
그러나 소비자단체는 식품업체들이 원·부재료 가격인상을 핑계로 과도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윳값 인상분이 106원인데 반해 소비자 가격인상 폭은 대부분 두 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공협회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원유가격 인상분 106원과 제조원가 인상분 39원을 더한 145원 이상은 임의로 부풀린 유통마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원가 인상분이) 이미 다 반영된 것인데도 또 유통마진과 제조마진을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꼴”이라면서 “우유 및 유통업체 모두 원가 공개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우유가격 인상이 일단락되면서 제빵, 제과 등 우유를 원료로 하는 2차 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미 롯제제과와 빙그레는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다. 다른 제빵 및 아이스크림업체들도 제품 가격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단순히 우유 가격이 오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자,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우유가 들어가는 다른 식품 가격도 줄줄이 올라 식탁 물가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