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포커스) 대기업 계열사간 ‘부동산 돌려막기’ 올들어 1조 돌파

입력 2013-11-1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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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매매건수 증가세 ... 대부분 재무구조 개선용

지난 10월 29일. 신세계건설 이사진은 본사에서 모여 회사가 보유 중인 서울 중구 장충동 부지를 228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상대방은 최대주주인 이마트였다. 신세계건설은 명확한 거래목적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현금 확보차원의 거래로 추정되고 있다.

대기업집단 계열사간 부동산 거래가 최근 3년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들어 총거래금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대형 부동산을 내놓은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의 특수관계인간 부동산 매매건수는 55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총 거래금액은 2조5000억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과 2011년 각각 8건과 10건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는 27건으로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서도 11월 7일 현재까지 18건이다.

총거래금액의 증가세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0년 2554억원에서 이듬해 4699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에는 9835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11월7일 현재 벌써 1조404억원으로 나타나는 등 덩치가 큰 부동산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다.

거래목적별로는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현금 확보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부동산 매각을 통한 투자자원 확보와 채무상환을 위한 매각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상당수의 대기업집단 계열사들이 특수관계인간 부동산매매 공시에서 거래목적을 ‘부동산 거래’라고 밝히는 등 고의적으로 거래의 진짜 이유를 밝히기 꺼리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불경기로 상황이 금융권 차입 등 재무건전성 부담이 늘어난 계열사들이 부채비율과 신용등급 등을 고려해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부동산 자산이 그룹 사업부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니 제3자 매각보다는 사정이 나은 계열사에 내놓고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보유 기간이 오래된 부동산일 경우 장부상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각 차익은 자본총액을 늘리는데 도움이되면서 부채비율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계열사에 대한 부동산 매각은 향후 활용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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