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예비입찰에서 최고가 제시한 삼탄이 반발 앞서”
‘알짜 매물’인 STX에너지 인수를 두고 삼탄과 GS-LG 컨소시엄이 막판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대주주(96.35%) 인 오릭스는 이들 중 한 곳과 이달내로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STX에너지의 최대주주인 오릭스코퍼레이션이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과 개별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이번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현재 매각주체인 오릭스측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삼탄과 GS에너지-LG상사 컨소시엄을 오가며 매각에 유리한 조건을 저울질 하고 있다”며 “잠재적인 손해배상 채무를 조금씩 깍아 내려가는 방식의 프로그레시브 딜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전형적인 프로그레시브 딜(입찰기한에 제한을 두지 않고 높은 가격을 써내는 후보가 유리한 방식)은 아니지만, 이번 매각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로 대두된 매각 후 책임 부문을 최소화 하기 위해 양 측을 상대로 협상을 진행중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STX에너지 매각협상에서는 ‘진술과 보증(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R&W)’ 조항이 가장 큰 변수로 대두됐다. 오릭스 측은 입찰 참여 기업에게 R&W 조항을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STX에너지의 경우 STX그룹에서 경여해 왔고, 최대주주로 올라선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아 인수 후 불거질 수 있는 잠재부실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매각협상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입찰 참여 기업들이 R&W 조항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하면서 매각협상이 재개된 상황이다.
인수합병 업계는 현재 삼탄의 우위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삼탄은 예비입찰에서 최고가를 제시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탄은 지난해 영업이익 8696억원을 기록했고 1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해외법인을 통해 사놓은 석탄광의 가치가 수조원에 달해 연간 3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GS에너지-LG상사 컨소시엄도 만만치 않다. GS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STX에너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사인 GS칼텍스와 GS건설의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유통업종도 성장의 한계에 봉착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GS그룹은 신성장동력 사업 확보를 위한 돌파구 마련 차원에서 STX에너지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셈이다.
또다른 인수 후보인 포스코에너지는 암묵적으로 피인수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부채 감소를 선언할 정도로 현금 유동성이 좋지 않아 수천억원대 M&A를 진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한편 STX에너지는 STX그룹 계열사 중 조선·해운 불황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알짜회사로 손꼽힌다. 지난해 매출 1조2873억, 영업이익 876억8619만원을 올렸으며 매출의 92% 이상이 에너지 부문에서 창출돼 수익 안정성도 높다. 현재 2015년 완공을 목표로 강원 동해시 일원에 500MW급 2기 등 총 1190MW 규모의 북평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