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만규 우리은행 중국법인장
‘최초’ 수식어를 특히 많이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최만규 법인장은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정의, 현지 고객 확대를 앞으로의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한국계 은행의 경쟁적 진출로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정책과 상품으로 현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한국계 최초 현지법인…현지화·차별화로 현지고객 확대= 우리은행은 한국계 최초로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통해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철저한 현지화·차별화 정책을 통해 중국 현지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1995년 중국 금융중심지인 상하이에 한국계 기업 및 교민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지점을 설립한 중국우리은행은 이후 2007년 한국계 은행 최초로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세웠다. 설립 초기 4개 분행, 1개 지행(상하이, 베이징, 선전, 쑤저우·푸시) 등 5개 영업점에 그쳤지만 올해 8월 기준 중국우리은행 영업점은 8개 분행, 8개 지행 등 총 16개로 확대됐다.
현재 한국계 고객에 대한 영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중국계 고객 유치를 위한 현지화 영업전략을 중점 추진 중이다. 지난해 1월엔 중국의 서부대개발 정책에 맞춰 한국계 고객이 없는 서부지역에 한국계 은행 최초로 진출, 본격적인 현지화 영업 시동을 걸었다.
최 법인장은 “중국계 중소기업 및 VIP 고객을 타깃으로 현지 영업인력을 대폭 확충,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현지화 정책 추진으로 올 8월 말 기준 개인고객의 경우 중국계 비중이 68%에 달한다. 기업고객은 한국계와 중국계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
최 법인장은 “중국계 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상품·서비스 및 인지도 등의 측면에서 열세라 중국계 기업고객 유치에 어려움이 많다”며 “하지만 현지 영업인력을 통한 관계 강화 및 고객 니즈에 맞는 맞춤형 상품 제공 등 중국계 은행과의 차별화로 중국계 고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금융 부문에 있어서는 지난 2009년 5월 한국계 은행 최초(외국계 은행 중 여섯번째)로 직불카드를 출시해 개인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각종 수수료 면제, 가맹점 할인 서비스, 포인트 적립 서비스 등 한국의 신용카드 서비스를 접목해 중국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8월 말 기준 직불카드 수는 13만좌를 돌파했다.
최 법인장은 “직불카드는 개인고객과 예수금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거래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직원 복지카드 발급 등으로 중국 개인고객 대량 창출을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현지은행과의 제휴도 우리은행 중국법인이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점포망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11년 6월 교통은행, 지난해 2월 중국은행 등 중국 대형은행은 물론 지난해 11월 옌볜농촌상업은행 등 지방은행과도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최 법인장은 “향후 중국 내 코레스은행 및 우량 중견은행과의 제휴 확대를 통해 발행어음 상호 할인, 원화 무역결제 협력, 신상품 개발 등 업무협력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금융당국의 중국 현지 규제환경 개선 노력 필요= 우리은행 중국법인의 이 같은 성과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기인한다. 지행장 등 고급 관리층부터 행원까지 배치된 현지직원 비중은 90%에 달한다. 이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우리은행 중국법인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최 법인장은 “직급·업무분야별 역량 강화 프로그램 시행과 함께 중국계 은행과의 연수 프로그램 제휴 등을 통해 업무 분야별 노하우도 교류하고 있다”며 “이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업무능력 시험 및 은행 법규 관련 시험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지화·차별화 노력에도 중국 정부의 금융규제로 현지 영업기반 확대는 쉽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금융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지만 특히 중국은 현지은행에 대한 외국인 지분한도 규제, 점포 설립에 대한 규제 등의 진입장벽과 예대비율(75%) 준수 의무, 높은 지급준비율(18%) 등 영업관련 규제가 많다.
최 법인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상품·인력·시스템)과 주 타깃 고객군(중국계 중소기업)에 대한 역량 집중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한다”며 “아울러 비이자수익 확대 등 수익원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법인장은 치열한 경쟁과 규제환경에도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정의했다. 한국 제2의 거래 상대국인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시 쌍방간 무역 규모 증대 및 각종 투자 확대뿐 아니라 인민폐 국제결제 업무, 환리스크 회피 등 대한국 금융거래 전반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법인장은 “중국 경제가 빠른 성장과정에 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 및 금융수요가 생성될 수 있다”며 “늘 관심을 갖고 발빠르게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