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글만 신나는 포털 규제- 정유현 미래산업부 기자

입력 2013-10-2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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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포털 규제가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국정감사는 물론 공정위도 네이버 등 포털을 향한 제재 초읽기에 들어갔다.

공정위는 21일 불공정 경쟁 혐의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네이버 등 포털 3사에 발송했다.

포털이 검색 광고 결과에서 광고와 정보를 뚜렷이 구별하지 않아 사용자에게 피해를 줬다는 이유다. 네이버는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를 남용, 협력업체에 불공정 행위를 하고 네이버 비즈니스플랫폼(NBP) 등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도 받고 있다.

제재 수위를 결정하기 앞서, 전 세계 1위 사업자인 구글에 대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사례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역시 △광고와 검색 결과의 구분 △자사 내부 콘텐츠와 외부 콘텐츠 간 차별 등을 두고 2년 넘게 조사했다.

조사 결과 FTC는 별도로 새로운 법을 만들거나 과징금을 부과하지 않고 권고하는 데 그쳤다. ‘경쟁자 보호’보다 ‘경쟁 과정’을 보호하며‘소비자 효용’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업체 수집 정보를 게재한 사실에 대해서는 구글이 재발 방지를 약속하게 했다.

네이버가 70% 검색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사업자로서 경제적 약자에 대한 지위 남용을 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규제로 인해 구글만 재미를 보는 역차별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도한 규제보다는 소비자편의와 인터넷 생태계 전체가 균형감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자는 규제 신중론에 힘을 실어야 한다.

인터넷은 국경 없는 시장이다. 네이버뿐 아니라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시가총액이 각각 약 315조원, 112조원에 이르는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거함과 치열한 생존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건강한 인터넷 생태계를 만들려면 좋은 규칙을 세우고 오랜 시간 가꿔야 한다. 구글만 신바람 나게 하는 규제에 목청을 높일 게 아니라, 합리적 규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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