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 서번트 증후군 의사 완벽 소화…데뷔 3년만에 주연 자리잡아
‘주원의 연기는 딱딱한 고체 같아 부자연스러움의 극치다. 연기의 세기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성격을 드러내는 표정에서부터 액션은 과장돼 있다.’ 뮤지컬 배우에서 2010년 드라마 연기자로 데뷔한 ‘제빵왕 김탁구’의 주원 연기에 대해 당시 기자가 썼던 기사의 일부다. 그리고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장애를 지닌 서번트 증후군의 소아과 의사로 새로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주원의 시대를 열고 있다. 이제 주원의 연기력에 대해 비판을 제기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다.’ 최근 끝난 ‘굿닥터’의 주연 주원의 연기에 대한 기자가 매체에 실은 칼럼의 일부다.
주원은 불과 3년 만에 연기에 대한 비판을 찬사로 돌려놓으며 대세 주원 시대를 활짝 열고 있다. 어떻게 주원은 불과 3년 만에 연기자로 데뷔해 주연으로 자리 잡으며 화려한 성공을 이룰 수 있었을까.
“연기력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연기력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조금씩 나아지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바로 주원이 한 이 말과 “저는 소속 연기자, 특히 신인들은 호흡이 긴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중견 연기자들이 많이 출연하는 주말극이나 일일극에 투입해 6개월에서 1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연기력과 연기자로서의 태도를 배우게 합니다”라는 주원 소속사 심엔터테인먼트 심정운 대표의 말에서 주원 성공의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주원의 연기를 위한 성실한 노력과 눈앞에 보이는 인기보다는 연기와 연기자의 태도를 배우게 한 기획사의 전략이 주원을 대세로 만들며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여기에 연기자에게 이미지와 인기, 경쟁력을 좌우하는 작품 선택의 뛰어난 안목 또한 주원의 스타성을 배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주원은 연예인으로서 독특한 경력을 보여준다. 그는 2006년 5인조 혼성그룹 프리즈의 멤버로 데뷔했으나 이내 탈퇴하고 ‘알타보이즈’, ‘그리스’, ‘싱글즈’,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뮤지컬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서 대중과 본격적으로 만나기 시작했다. 연기자로서 주원의 가장 큰 원동력인 성실함과 노력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할 때부터 나타났다. “제가 뮤지컬 배우로 인정받은 작품은 ‘스프링 어웨이크닝’입니다. 주인공이 사고 날 때 대신 나서는 언더스터디였습니다. 이 공연을 함께 하고 싶어서 무작정 시작했지요. 공연이 없어도 항상 공연장에 일찍 가서 걸레질을 하고 대본을 하루에 두 번씩 보고 공부했습니다”고 주원은 말했다. 이렇게 남몰래 준비하던 주원에게 기회가 왔다. 첫 리어설 날 주인공을 맡은 연기자가 부상을 당해 주원이 무대에 선 것이다. 그리고 이 뮤지컬을 대성공으로 이끌었다.
뮤지컬 배우 시절 보였던 성실함은 TV연기자로 옮겨 와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주원이 TV연기자로 첫선을 보인 것이 바로 2010년 높은 시청률로 열띤 반응을 이끌어낸 ‘제빵왕 김탁구’다. 주원은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적대관계를 형성하는 주연급 연기자로 전면에 나서 시청자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심어줬다. 하지만 첫 출연작이라 그런지 연기는 딱딱했고 카메라 동선을 자연스럽게 흡수하지 못했다. 비판과 질타가 이어졌지만 그는 묵묵히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노력했다.
주원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작품은 바로 6개월 이상 방송되면서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KBS ‘오작교 형제들’이다. 장기간 방송되는 주말극에서 주원은 연기력을 키웠을 뿐만 아니라 연기자의 태도도 배웠다. 이것은 그가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 심정운 대표의 가치 있는 전략이었다. “주원이 ‘제빵왕 김탁구’가 끝난 뒤 인기와 스타성을 배가시킬 수 있는 미니시리즈 출연 섭외가 많았어요.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주원은 인기보다는 연기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연기의 달인인 중견 연기자들이 많은 주말극에 투입했어요. 주원 본인과 시청자가 인정하듯 ‘오작교 형제들’로 인해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 소속사의 이 같은 전략은 주원 성공의 원동력이 됐다.
이후 탁월한 작품 선택의 안목을 보여준 주원은 ‘각시탈’, ‘7급 공무원’, ‘굿닥터’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였고 작품을 흥행작으로 이끌었다. 특히 최근 끝난 ‘굿닥터’에서 주원은 진정성이 담긴 진화한 연기력을 보이며 ‘대세 주원’ 명성을 얻었다.
주원은 신인상, 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전문가와 대중으로부터 좋은 연기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시상식 때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수상 소감을 밝힌다. ‘굿 닥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수많은 시청자로부터 주원에 대한 찬사가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주원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 기분.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연습하는 이 기분! 그래 이 기분이야!” 주원이 11월 24일부터 무대에 서는 뮤지컬 ‘고스트’에 대비한 훈련이다. 주원은 대히트를 친 드라마의 인기특수를 뒤로한 채 이렇게 다음 작품에 대비하는 성실함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늘 발전하는 것이다.
주원이 남녀노소 대중의 사랑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KBS ‘1박2일’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최선을 다하면서도 친근감과 훈훈함을 안겨주는 모습이다. “‘1박2일’에 주원만 나오면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라는 한 시청자의 반응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주원이 현재의 성실함과 겸손함으로 최선을 다하는 연기자의 태도를 견지한다면 그는 그 어떤 톱스타보다 경쟁력 있고 생명력 긴 스타로 늘 우리 곁을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