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서종대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0일(현지시각) 주택시장이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DC를 방문한 서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집값이 바닥을 쳤다”면서 “최근 실수요를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집값이 완만한 회복세로 돌아서는 변곡점에 와 있다”며 “6월이 베이스였고 8월에 플러스로 돌아섰는데, 올해 상반기에 집값이 바닥을 친다고 전망한 만큼 아슬아슬하게 맞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당장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집값이 오르더라도 일반 시민이 빚을 내 집을 사는 투기 수요로 쏠리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수도권 택지가 모두 소진되는 2020년에는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환경 규제로 인해 수도권에 더는 신도시 개발이 힘들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2005년 인구가 정점을 찍었지만, 한국의 인구 및 가구는 2030~2040년까지 늘 전망인 데다 비교적 개방적인 정책에 힘입어 외국인 가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 추락하는 경제지만 우리는 아니다”라면서 “한국은 지난 20년간 실질 성장률이 3%를 웃돈 만큼 주택 수요가 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금자리주택에 대해선 “정책 취지가 좋더라도 그 정책 때문에 시장이 왜곡되면 안 된다”며 “정책 당국자의 의지로 집값이나 전월세 가격을 통제하면 전월세 공급이 줄어 결국 고통이 된다”고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서 사장은 “이번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의) 초저금리 정책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 건 아니다”라면서 “취지는 좋지만 분위기가 조금 업(up)된 것 같다.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