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유럽서 연료유 직접 수입 확대

입력 2013-10-1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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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트레이딩 허브’싱가포르 역할 줄어드나

SK에너지가 ‘아시아의 트레이딩 허브’인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유럽으로부터 직접 연료유(Fuel oil) 수입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계의 이윤이 축소되자 더욱 저렴하게 원료를 들여오기 위한 차원이다. SK에너지의 시도가 타 정유사까지 확대되면, 아시아 석유제품의 거래가 주로 이뤄지던 싱가포르의 입지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로이터 등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 6월 런던지사에서 중질원유에 대한 시험수입을 진행하고, 최근 연료유 수입을 늘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로이터 선박 자료 등에 의하면 이 회사는 연료유를 선적하기 위해 젠마 스피리돈, 수즈막시스-페코스 등 2개의 석유제품 운반선과 용선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SK에너지의 유럽 연료유 수입 확충은 원가 절감 차원에서 이뤄졌다.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유사가 유럽에서 직접 연료유를 수입하면 싱가포르의 기준 가격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유럽으로부터 연료유를 구입해 아시아 고객사들에 이를 재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 2분기 유가 하락 등에 따라 원유 정제 마진이 감소돼 부진을 지속하고 있으며, 특히 SK에너지는 올해 영업이익이 1분기 3835억원에서 2분기 387억원으로 급락했다.

또한, SK에너지는 유럽으로부터 직접 연료유를 수입하면 석유제품 운반선 일정 및 운용 등을 좀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

SK에너지가 연료유 직접 수입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다른 아시아 정유사들도 이러한 행렬에 동참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유럽 정유사들과 달리 아시아 정유사들은 현대적 설비를 갖추고 연료유를 기반으로 가솔린이나 디젤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값싼 원료의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연료유 직접 수입은 ‘세계 3대 석유거래 시장’으로 꼽히는 싱가포르의 입지를 줄어들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부가설비 때문에 벙커C유 수입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 유럽산이 경제성이 좋아 수입을 확대한 것”이라며 “하반기에 이런 방향으로 검토를 해볼 것 같지만 아직까지 특이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에서 도입하는 SK에너지의 연료유는 페코스호와 스피리돈호에 각각 약 13만톤씩 실려 내달 초와 중순, 울산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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