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10주년] 지구촌은 지금도 대장금앓이

입력 2013-10-11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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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의 삶 시아무슬림과 닮아” 이란 남성 배우자 이상형 1순위

“‘대장금’을 못 보게 하면 강물에 뛰어들어 죽어버리겠다.”

중국 난징시에서는 신혼부부가 TV 채널을 두고 다투다 부인이 강물에 투신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드라마‘대장금(극본 김영현, 연출 이병훈)’ 방송 시간이 다가오자 부인은 축구경기를 보려는 남편과 격렬한 리모컨 쟁탈전을 벌였다. 결국 부인은 남편에게 리모컨을 빼앗기자 집을 뛰쳐나가 강물에 투신했다. 이웃의 제보를 받고 강으로 달려간 남편은 강물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는 부인을 발견하고 구출해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이 남편을 회유했고, 아내는 ‘대장금’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005년 홍콩 문회보(文匯報)에 보도된 기사의 일부다.

‘대장금’의 인기가 무서웠다. ‘대장금’은 중국과 일본에서 시작된 한류 열풍을 타고 아시아지역을 넘어 중동,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100여 개국에 전파돼 국적을 초월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드라마로 성장했다. 이란에서는 90%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란 사람들은 주인공 ‘양굼(장금이의 이란식 표현)’의 삶이 시아무슬림의 특성 및 지향하는 정신과 유사하고, 어떤 역경도 꿋꿋이 극복해 나가는 불굴의 의지가 감동적이라고 평가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재방송만 5번 넘게 했다. 2006년부터 방송된 ‘대장금’은 방송 때마다 각기 다른 국영 방송국에서 방송됐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첫 방송 때는 ‘대장금’의 우즈베키스탄 식 이름인 ‘땅겜’으로 이름을 짓는 것이 유행해 한 동네에 ‘땅겜’이 몇 명씩이나 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영방송 요리 프로그램에는 한국음식 소개 코너가 제작되는가 하면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일기도 했다. 몽골에서는 ‘대장금’ 재방송은 물론 한국 음식 문화가 알려지면서 한국 음식점이 생겨났다. 김치와 김, 라면, 음료수, 화장품 등 한국 제품 수입량도 급격히 늘었다. 최근에는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한 비빔밥 광고가 중국 상하이 중심가에 게재됐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빌보드 광고(옥외광고의 하나로 대형 광고판) 설치 직후부터 많은 관광객과 주변 상인들이 사진을 찍는 등 이영애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며 “전 세계 약 100여 개국에서 30억 인구 이상이 시청한 ‘대장금’이 현재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재방송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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