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 10주년]강산이 한번 변했다지만 大長今 신드롬 여전

입력 2013-10-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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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00여개국에서 방영… 음식•패션 등 한류 확산 기폭제로

“늘 그렇듯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실록에 간략하게 언급된 ‘장금’이라는 인물에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을 가미해 재미와 의미, 감동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03년 8월 ‘대장금’9월 방송을 앞두고 촬영에 여념이 없던 이병훈PD가 기자와 만나 한 말이다. 그리고 ‘대장금’ 방송 10년 뒤인 지난 10월 2일 이병훈PD를 서울 여의도 그의 사무실에서 다시 만났다.

“‘대장금’이 이란을 비롯한 100개국에 방송돼 높은 인기를 얻고 일본팬들을 비롯한 수많은 외국인이 한국 문화와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전 세계에 불고 있는 ‘대장금 신드롬’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대장금’연출자 이병훈PD가 상상도 못했던 일이 지난 10년 동안에 일어났다. 이PD뿐만 아니다. 작가 김영현도, 주연 이영애도 지구촌에 불고 있는 ‘대장금 신드롬’을 생각지도 못했다고 했다. 2003년 9월 15일부터 2004년 3월 30일까지 54부작으로 방송된 ‘대장금’이라는 드라마 한 편이 지난 10년간 국내외 어떤 파장을 일으켰을까.

‘조선실록’과 ‘승정원일기’에 등장하지만 대다수 일반인이 이름조차 몰랐던 조선 중종 때 천민 출신으로 임금 주치의를 했던 의녀 장금을 사극으로 만든 ‘대장금’은 이병훈 PD의 전작 ‘허준’처럼 국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평균 시청률 42.3%, 최고 시청률 55.5%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국내 광고수익만 249억원에 달했다.

‘대장금’의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는 해외에서 강력하게 드러났다. 87개국에 수출됐고 13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으며 생산유발 효과는 1119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대장금’의 가치는 단순히 경제적 효과로만 설명할 수 없다.

해외에서의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와 한국 문화의 위상을 도약시켰을 뿐만 아니라 한류를 질적, 양적인 면에서 한차원 높이며 진화시켰기 때문이다.

‘대장금’은 한류를 새로운 차원으로 부상시켰다. 침체기를 보였던 중국에서의 한류를 재상승시켰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중장년 여성 중심의 한류팬 층을 남성들도 환호하게 만들며 한류의 팬층을 확장시켰다.

이란에서의 ‘대장금’시청률이 90%를 기록했고 스리랑카에선 99% 시청률을 보였다. 루마니아 공영방송 TVR는 경영위기를 ‘대장금’ 방송으로 넘겼고, 나이지리아 등 한류의 불모지라는 아프리카에서도 ‘대장금’은 선풍을 일으켰다.

‘대장금’은 이처럼 아시아 지역에 국한된 한류를 중동, 아프리카, 유럽, 중남미 등으로 확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지구촌 한류로 거듭나게 만든 것이다.

‘대장금’은 드라마와 K-POP 일변도의 한류에서 벗어나 한국 음식, 패션, 의학 등 한류의 범위를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일본부터 이집트, 멕시코, 폴란드에 이르기까지 ‘대장금’이 방송된 100여 개국에서 한글과 한국 음식, 역사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신혜선 전임연구원은 “중국에서 ‘대장금’ 이 방송된 이후에 드라마에 소개됐던 한국 전통음식 열풍이 불었다. ‘대장금’은 대중문화 위주의 한류를 음식이나 패션, 한글, 생활, 역사로 확장한 엄청난 콘텐츠다”고 말했다.

‘대장금’은 한국이라는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를 한층 상승시키기도 했다. 일본 우에다 다이키(38)씨는 “외국 사극을 보기는 ‘대장금’이 처음이다. ‘대장금’을 보고 한국 음식과 역사뿐만 아니라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시청률 90%를 기록했던 이란에서는 수많은 남성이 배우자 이상형으로 양굼(장금의 이란 표현)을 꼽고 있는 것을 비롯해 ‘대장금’이 방송된 100여 개국의 시청자 중 대부분이 드라마 시청으로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뿐만 아니라 ‘대장금’은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강력하게 한국 기업의 제품과 문화 콘텐츠 수출을 촉발시키는 원동력 역할을 했다.

100여 개국에서 방송되어 신드롬을 일으키며 한류의 진정한 글로벌화를 이룬 ‘대장금’의 성공 비결에 대해 작가 김영현과 연출자 이병훈PD, 그리고 주연 이영애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노력과 실력으로 성공을 이루는 장금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 성공이라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세계 각국 시청자에게 통한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대장금’이라는 드라마 한 편은 지난 10년 동안 한류의 역사와 한국의 대중문화사를 새로 썼으며 국가 이미지와 한국 경제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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