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하루 4차례 양자회담 ‘세일즈 외교’ 강행… ‘한-아세안’ 안보대화도 개최
한-아세안 정상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한·아세안 FTA에 명시된 국가간 수출입거래품목 중 예외품목을 축소키로 합의했다. 또 한-아세안 안보대화를 하자는 박 대통령의 제안이 받아들여져 내년 초 국제 안보문제를 논의하는 차관보급 국제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될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브루나이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 참석, 주요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구체화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 본격 나섰다.
박 대통령은 먼저 △경제협력을 통한 공동번영 달성 △한-아세안 안보대화 신설을 비롯한 정치와 안보협력 강화 △사회·문화협력 강화 등 한-아세안 협력의 3대 축을 강조했다고 이경수 외교부차관보가 브리핑에서 전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협력 부문의 경우, 한-아세안 비즈니스 협의회의 연 1회 개최를 제안했으며 이르면 내년 12월 한국에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면 첫 회의를 여는 방안을 양측이 검토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2015년까지 추가 자유화 작업을 통해 한-아세안 양측의 FTA 를 한단계 격상시키는 방안을 제의했고 아세안 측이 이를 환영하며 협의하기로 했다고 이 차관보는 밝혔다.
FTA가 격상되면 현재 1300억 달러 수준인 양측 간 무역규모가 오는 2025년에 30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내부의 개발격차 완화를 위해 ‘연계성 증진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며 이를 위해 새마을 운동 경험의 전수와 미얀마에 대한 한국형 KDI(개발연구원) 설립 등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안보협력과 관련해선 ‘한-아세안 안보대화 신설’을 제의했으며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이 이를 환영하고 높이 평가했다고 이 차관보는 설명했다.
이처럼 아세안이 개별 국가와 안보대화를 갖는 것은 한국의 경우가 처음으로, 아세안이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한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차관보는 “박 대통령이 양측의 합의사안에 기초해 한-아세안 안보대화를 기존의 일반적인 안보대화에 추가해 갖자고 제안했고, 지난 외무장관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진 이후 오늘 정상간에 합의됐다”며 “이에 따라 내년초 최초로 차관보급 한-아세안 안보대화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아세안 관계는 2007년 포괄적협력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됐으며 이는 한-아세안이 기존에 경제협력과 문화, 통상 관계 위주로 협력했지만 이제는 지역과 국제관심사에 대해 좀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사회·문화협력 강화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발전 축의 기념을 제시했으며 구체적으로 동남아 국가 일부에만 설치돼있는 한국 문화원을 추가로 확대해 양측의 문화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아세안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기조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박 대통령은 북핵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북핵이 아세안 역내 안정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만큼 아세안을 포함해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아세안 정상들은 이에 전폭적 지지의사를 밝혔다.
특히 한반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한 아세안 측의 지지는 이날 나오는 아세안 의장성명에 포함됐다.
박 대통령은 이날에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력(TPP) 회원국인 브루나이·싱가포르·호주 및 미얀마 정상들과 차례로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협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등 세일즈 외교 강행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