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공화당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는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연방정부 디폴트를 막기로 했으며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표결을 통해 이 조치를 처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공화당 의원들은 “당 내부 인사들도 베이너 의장이 디폴트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라도 할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너 의장은 채무한도 증액 통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해스터트 룰(Hastert Rule)’을 깰 의향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해스터트 룰’은 공화당이 과반 지지가 없는 사안을 표결에 부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미국의 디폴트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한 연설에서 “(미국) 정부의 셧다운도 좋지 않지만 부채 한도 증액에 실패한다면 훨씬 더 상황이 나빠지게 될 것이며 이는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매우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연설을 통해 베이너 의장에게 즉각 잠정예산안을 처리해 셧다운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하고 오는 17일에는 국고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방정부 부채상한을 증액하지 않으면 디폴트와 함께 경제가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도 “의회가 부채 한도 증액 협의에 나서지 않으면 유례없는 대재앙을 만날 수 있다”며 “신용시장이 얼어붙고, 미 달러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으며 시장금리가 솟구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셧다운 사태와 디폴트 우려 속에 이날 미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0% 하락하며 1만5000선이 무너졌다. S&P500지수와 나스닥 역시 각각 0.90%와 1.07%의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