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뉴 플레이어] 한국투자공사 ‘국부펀드’, 직접·대체투자 20%대 확대 목소리

입력 2013-10-0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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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자금 위탁 ‘전통자산’ 위주 보수적 운용… 외국은 부동산·원자재 등 공격적

국부펀드는 국가가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따로 떼내 투자용으로 모아놓은 자금을 말한다. 원래 국부펀드는 원유 수출로 국부를 창출한 중동 지역 국가들이 원유 고갈에 대비해 국가 단위의 장기저축 개념으로 출발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각국에서 외환보유고를 활용한 국부펀드를 설립해 전통자산은 물론 금융회사, 부동산, 원자재 등 돈이 되는 곳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 공공자금을 국제금융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2005년 한국투자공사(KIC)를 설립했다. 국부 증식이라는 정책적 목표가 분명하기 때문에 설립 초기에는 주식·채권과 같은 전통자산에 집중했다.

수익성 제고 및 위험 분산을 위해 점차 물가연동채권, 상품, 사모주식, 부동산, 헤지펀드 등으로 투자 대상을 확대해 왔으며, 지난해는 중국 본토에서 직접투자를 시작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고 있다.

그 결과 출범 당시 위탁자산 200억 달러에서 2012년 말 기준 약 570억 달러 규모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전통자산 투자수익률은 11.83%를 기록했으며, 벤치마크에 대비해서도 0.66%포인트 초과하는 등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SWFInstitute에 따르면 KIC는 현재 국부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국 70개국 중 자산 규모 기준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금 규모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이지만 수익률 향상에는 역부족이다. 투자비중이 전통자산 90%, 대체투자 10%로 안전성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전 세계 국부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돈 되는 부동산, 원자재 등을 사들이는 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각국의 국부펀드가 대체투자를 통해 ‘국부전쟁’을 벌이고 있음에도 KIC가 소극적인 투자를 견지하는 것은 투자금을 한국은행의 외환보유고와 기획재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으로부터 위탁받기 때문이다. KIC의 투자 방향과 포트폴리오를 결정하는 운영위원회 위원에 한국은행과 기재부 인사가 포함돼 필연적으로 안전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기조는 KIC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 기회 및 경쟁력을 확대하는 데는 불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KIC의 설립 취지와 달리 그 역할이 외환보유액의 운용수익률 제고에만 국한돼 있다”며 “주식, 채권 등에 대한 직접투자와 대체투자 비중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포트폴리오 수익률 제고 및 분산투자를 통한 리스크 감소를 위해 비전통자산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해외 국부펀드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은 0~40%로 다양하나 우리는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을 20% 정도까지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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