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사례 1000여건 넘어서
동양증권의 기업어음(CP) 불완전 판매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대책위원회가 구성된다.
금융소비자단체에는 1천여건이 넘는 피해 사례가 접수되는 등 동양증권 CP 사태가 과거 저축은행 후순위채 파동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동양증권 CP 피해 접수를 시작한 지 사흘만에 1천여명이 총 500억원 이상 피해를 봤다는 신고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금소원은 동양증권 사태 관련자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와 더불어 피해자 대책위원회 구성에 돌입했다.
조남희 금소원 대표는 “동양증권 CP 피해와 관련해 전화 문의가 폭주하고 금소원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피해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금융감독원은 모든 인력을 동원해 피해 사례를 전수 조사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금소원은 동양증권 사태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광범위하고도적극적인 민형사상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으며 피해자 대책위원회 구성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금소원에 피해를 접수한 사람들은 원금손실도 없고 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준다는 금융사 선전에 CP를 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계좌에 돈이 있다는 이유로 CP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고령 주부에게 가입을 권유한 사례도 있었다.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려고 모은 자금을 CP 매입에 투입한 사연도 있다.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은 동양증권이 수만명에게 CP와 회사채를 팔아 부실 그룹계열사의 자금조달을 해왔기 때문으로 금소원은 보고 있다.
금융지식이 부족한 주부나 자산 고객들에게 투자 위험을 알리지 않고 ‘안전하다’는 말로 계열사의 부실기업에 고객들의 투자를 유도하거나 만기를 연장해 왔다고 지적했다.
조남희 대표는 “장기간 법의 허점을 이용해 동양그룹의 편법적인 자금 조달을 지시한 그룹의 최고경영자와 사외이사 등은 먼저 책임 있는 조치를 보여줘야 하며 수사 당국도 시급히 나서야 한다”면서 “비도덕적 판매 및 기획을 한 직원에 대해서는 민형사상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현재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 점검을 벌이고 있으며 동양그룹 등의 오너등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취하라고 강력히 압박하고 있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동양그룹 문제와 관련해서는 CP나 회사채 등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관련돼 있어 이들의 피해가 최소하될 수 있도록 동양 측에서 최선의 노력을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