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권력자, 한편에선 ‘블로거지’ 비아냥
파워블로거에 대한 기업들의 구애전이 여전히 뜨겁다. 이미 파워블로거를 수백여명씩 회원으로 보유하고 마케팅을 하는 대행사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이는 파워블로거가 ‘장사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로그 마케팅 대행사들은 2010년을 시작으로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파워블로거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졌다.
기업과 블로거들을 연결해 리뷰를 작성하게 하고 수익을 얻는 이들 회사는 파워블로거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많은 활동 비용을 제시하며 ‘블로거 빼가기’를 하기도 한다.
파워블로거의 몸값이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시장에 형성된 것.
파워블로거의 몸값이 뛰는 근본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가진 ‘방문자’ 때문이다. 블로그에는 하루 수천에서 수만명의 방문자가 방문해 댓글을 남기고, 의견을 교류하기 때문에 포스팅 하나에 인터넷 여론이 ‘꿈틀’거리기도 한다.
혹여나 이들이 상품에 대한 부정적 리뷰를 올리면 순식간에 그 상품은 인터넷에선 ‘나쁜 제품’으로 낙인찍혀 제품 판매를 중단해야 할 정도의 타격을 입는다.
블로그가 정보 교류의 장이 됐고, 파워블로거들은 이슈를 제공하는 리더의 위치에 선 것이다. 이런 탓에 파워블로거들은 유명세를 이용해 책을 펴내기도 하고, 마케팅 강의를 하기도 한다.
결국 자신의 블로그 영역을 특화해 전문가 집단으로 발돋움하고,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해 보인다. 먼저 일자리가 창출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이 늘어난다는 긍정적 효과가 뚜렷하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그릇된 인식을 가진 블로거들 때문에 발생한다.
인터넷상에서는 파워블로거를 비아냥거리며 ‘블로거지’라고 조롱하기도 한다. 일부 ‘싸구려’ 블로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이들은 기업에 먼저 상품을 요구하거나 더 많은 돈을 달라며 떼를 쓰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부정적 상품 리뷰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기업들에 파워블로거는 이제 하나의 권력자로 인식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을 권력자로 만들어준 것은 기업과 포털 사이트다. 방문자가 많은 블로거들을 ‘파워블로거’라며 엠블럼을 달아주고, 돈을 줄 테니 자사에 유리한 상품 리뷰를 작성해 달라고 애원하기도 하면서 이들을 ‘괴물’로 만들었다.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한 파워블로거는 “비용을 받고 상품 리뷰 등을 작성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런 지원을 받은 사실을 속이고 무조건 회사에 대한 긍정적 내용만 포스팅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블로거들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파워블로거 엠블럼이 자랑스럽지 않은 ‘훈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