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의 무서운 기억도 아직 생생하게 남아있다. 장마나 태풍, 산불이 할퀴고 지나간 자연재해 지역은 적절한 복원 방안을 통해 신속하게 복구되어야 한다. 예측할 수 없는 천재지변에 의해 자연이 파괴되는 경우도 많지만 사람에 의한 인공적인 자연파괴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산업사회가 발달하면서 자연을 훼손하여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고자 하는 욕구가 국토 곳곳에서 팽배하고 있다. 택지 개발이나 공업단지 조성, 위락시설 유치 등의 각종 개발 행위는 대규모 면적의 자연을 파괴하게 된다. 자연 파괴의 결과는 1차적으로 원래부터 그곳에 있던 녹지의 파괴를 가져온다. 녹지는 풀과 나무와 같은 식물이 자라는 숲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녹지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훼손된 숲을 회복하기 위해 과학적인 식재방법을 이용한 복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냉대림, 온대림, 열대림 등의 자연녹지 및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식재한 도시림과 같은 인공녹지 면적은 전체 육지 면적의 1/3을 차지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녹지는 목재나 식량, 약초 등의 자원 제공의 차원을 넘어 토사붕괴 및 유출을 방지하고 수자원 함양, 보건과 휴양 기능, 산소 공급 등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녹지는 각종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제공하여 생태계를 유지하는 중대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 최근 사람들 사이에 불고 있는 ‘힐링’ 열풍의 구체적인 대안도 녹색식물이 자라고 있는 녹지공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녹지는 무분별한 광산개발, 초지 조성, 농경지 개간, 골프장 및 스키장 조성, 군사시설 설치, 도로 및 철도 건설, 택지 및 공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에 의해 지속적으로 파괴되어 왔다. 그 결과 녹지에 서식하던 동물, 식물 등의 생물종이 감소되거나 멸종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북으로 대륙에 연결되어 있고 3면이 바다인 반도국가의 환경 특성상 국토 면적에 비해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생물종의 지속적인 감소는 산업개발과 환경오염에 따른 녹지 면적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녹색식물은 광합성이라는 기본적인 대사 활동에 의해 햇빛과 물,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탄수화물을 합성한다. 이 과정에서 산소가 부산물로 대기 중에 발산되게 된다. 녹색식물에 의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제거되고 동물의 호흡에 필요한 산소가 제공될 수 있다. 그러므로 녹지면적은 넓으면 넓을수록 보다 쾌적한 자연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적외선을 잘 흡수하여 열을 대기 중에 잡아두는 작용을 하므로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의해 온실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온실효과는 지구의 기후변화를 가져와 인간을 포함한 지구 환경생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유일한 대책은 녹지의 지속적 보전과 파괴된 녹지의 시급한 복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소극적 방안은 녹지 면적의 확대에 한계가 있다. 결국 녹지공간의 확대를 위해서는 이제까지 식물을 식재할 수 없었던 모든 공간에 이르기까지 식물을 심는 녹지 창조의 시도가 필요하다. 녹지 창조의 개념은 건물의 옥상, 벽면, 인공지반 등과 같은 도시의 인공물에도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다. 특히 인공으로 조성된 도시는 자연환경에서 고립된 마치 섬과 같이 외떨어진 공간이다. 이 인공적인 도시를 자연과 연결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도시의 식재 가능한 모든 공간에 숲을 조성하고 이제까지 식재가 불가능한 공간에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녹지공간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렇게 조성된 도시녹지는 주변의 자연녹지와 서로 연결되어 생태축을 이루게 된다. 생태축 형성은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생태계를 더욱 안정화시키게 된다. 생태계의 안정은 쾌적하고 건전한 환경을 제공하여 인간사회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여줄 수 있다. 그러므로 행복한 사회 건설을 위해 앞으로 파괴된 녹지를 복원하거나 단순한 녹지면적 확대를 넘어 모든 공간에 식물을 심는 자연환경 창조의 길로 들어서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