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경제’ 속타는 기업… 성장률도 태울라

입력 2013-08-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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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에 산업계, 하반기 스타트 ‘불안불안’

산업계가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전력난으로 하반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계속되는 ‘블랙아웃’ 공포로 하반기 신규 투자와 생산 수급 조정 등 기업 본연의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철강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경영활동이 활기를 띄는데, 전력 수급 비상 상황이 예년보다 더 잦아지고 심각한 수준이어서 고민”이라며 “하반기 공격적인 기업활동을 추진하기 보다는 폭염에 따른 전력난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그는 “수요 예측에 따라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절전대책을 실천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1년 9월 전력대란 당시 예비전력이 순간적으로 20만kW 이하로 떨어지면서 전력경보 최고 단계(심각)가 발령돼 순환 단전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인한 산업현장의 피해다. 실제로 2011년 말 울산석유화학단지에 15분 간 전기 공급이 중단되자 입주 기업들은 수 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었다.

유화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공장은 생산된 원료를 액화 상태로 운반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열과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정전으로 시스템 가동이 단 몇 초라도 멈춰서 원료 고형화가 진행되면 공장 전체를 정지시킨 후 보수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폭염 특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산업계는 더욱 가슴을 졸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전력 피크시간대에 최대 3배의 전기요금을 부과하는 ‘선택형 전력피크요금제’와 전기사용이 많은 기업에 대한 ‘강제 절전 규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업종인 철강·석유화학 기업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절전 규제를 지키지 않은 대기업 리스트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은 정전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만큼,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7개 산업단지 입주 업체 4만1789곳 중 무정전전원방치(UPS)와 자가발전기를 보유한 기업은 1.84%(771개 기업)에 그쳤다. 이들 역시 비상전원장치가 대부분 노후되어 있어 30분 이상의 정전 사태는 사실상 대응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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