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정기관의 정보 공유- 현유섭 시장부 기자

입력 2013-08-1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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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공포됐다. 개정안 내용은 관세청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제공요건을 ‘조세와 관세 탈루 혐의 확인을 위한 조사 및 조세와 관세 체납자에 대한 징수’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은 정리 및 분석 없이 법집행기관에 제공할 수 있는 정보 범위를 고액현금거래 정보를 추가하고 금융회사 등의 의심거래 보고 의무 기준 금액을 폐지했다. 경제계에서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한 정부의 의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만시지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너무도 당연한 일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정보분석원이 조사와 분석과정에서 탈세 혐의 정황을 확인해도 법률에 명시된 통보 조건 때문에 묵혀둬야 했던 것이다. 법률적 맹점 때문에 정당하게 거둬들여져야 할 세금들이 새고 있었던 셈이다. 특히 유관 기관끼리 탈법 행위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은 잘못된 제도적 맹점이다. 이런 일은 금융정보분석원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의 공조에도 구멍이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위장계열사 적발 업무는 국세청 업무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위장계열사는 중소기업으로 위장해 세제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장계열사 조사 결과에 대해 공정위와 국세청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있다. 국세청이 대기업들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위장계열사 혐의 정황을 확인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통보, 법 집행이 이뤄졌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법집행기관과 조사기관들이 권한 밖의 문제를 발견하고도 해당 법률을 집행하는 기관에 통보하지 않아 처벌되지 않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이번 기회에 당연하게 이뤄져야 하는 정보 공유가 막혀 있지는 않은지 제도적 허점을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기관별로 독립적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또 하나의 행위에 여러 법률이 저촉된다면 해당되는 모든 법이 문제의 행위를 응징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정부가 해야 하는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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