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8월부터 롯데 현대모비스 등 30개 기업에 스펙 대신 업무 관련 역량으로 인재를 뽑는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시범 보급한다고 1일 밝혔다.
지난 1월 노동부가 발표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은 학력·스펙이 아닌 실력 중심의 채용관행이 자리 잡도록 실제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채용 모델이다. 일자리 예산 5억원이 들어가는 해당 사업은 기존의 평가 요소를 개선해 ‘열린 고용’의 의지가 있는 기업들에게 보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이 지원하는 직무와 전혀 상관이 없는 스펙을 쌓기 위해 비효율적인 공부를 해야 했다. 구직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대기업은 역량을 적절하게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스스로 개발했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자체적으로 이를 개발할 수 있는 여유나 형편이 어려웠다. 서류심사를 비롯한 기존의 평가모형에 의존도가 대기업보다 높아지면서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2011년 9월 ‘열린 고용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사업을 구상, 같은해 12월 업무보고에서 개별계획으로 채택했다. 지난해 6월 대한상의가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 설문조사 결과, 55.3%가 ‘필요하다’고 답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새롭게 채택되는 모델을 살펴보면 직무와 관련 있는 활동 경험, 자격 소지 등을 적어내는 역량지원서로 바뀐다. 기존의 서류, 필기, 면접으로 구성된 취업전형을 개선해 각각 역량기반지원서, 역량테스트, 역량면접으로 대체키로 했다. 역량기반지원서는 역량과 무관한 기재사항을 삭제하고 직무역량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질문으로 구성한다.
필기시험도 영어 상식 등에서 직무에 필요한 지식·기술 등을 평가하는 역량테스트로 대체된다. 직군별 중요역량을 바탕으로 차별성 있는 문항을 개발해 평가한다.
역량면접은 구조화된 질문 및 다양한 면접기법을 활용해 심층적 역량평가를 시행할 방침이다. 과거 경험을 통해 직무 역량을 평가하는 경험면접과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 대처 능력을 살피는 상황면접이 주 평가방식으로 구성된다.
노동부는 이번에 시범 보급하는 기업에게 각 기업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컨설팅과 면접관 교육 등을 제공한다. 또 실제 채용 과정에서의 평가 모델 활용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생산관리, 경영지원, 금융보험 출납창구 등 3개 직군의 평가 모델이 개발돼 있어 이들 직종의 신규 채용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