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 재편 막바지 ‘희비 교차’

입력 2013-07-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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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대내외 역할 분담 ‘웃고’… 정책금융公, 노조 반발 후폭풍 ‘울고’

정부의 정책금융기관 기능 재편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해당 기관간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하 산은)과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웃음 짓는 반면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는 공사 해체의 기로에 서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나서는 등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달 정책금융 재편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대내 부문은 산은이, 대외 부문은 수은이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당초 금융당국은 산은과 정금공은 존치하되 대외 정책금융을 수은에 몰아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청와대가 대내 정책금융 통합이 효율적이라고 입장을 나타내면서 금융당국이 산은과 정금공 통합안을 들고 나온 것. 표면적으로는 산은과 수은이 각기 역할을 부여받았다는 점에서 정책금융 재편의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아 보인다. 산은은 당장 재무구조 악화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정금공과의 통합시 재무구조에 연간 4600억원의 적자 요인이 발생,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건전성 악화로 대규모 재정 투입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TX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이 산적한 대내 정책금융업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은의 속내도 복잡하다. 수은은 이번 정책금융 재편을 통해 대외 부분을 모두 떠안을 전망이다. 이는 수은이 추진해 온 외연 확대 측면에서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외 정책금융을 단일 기관이 전담하는데 따른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당장 수은은 대외 업무 단일화에 따라 대외 금융지원을 위해 더 많은 외화를 조달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비상상황 시 발생할 위험 부담을 정부가 감내할 수 있느냐는 것도 문제다.

생존의 문제가 달린 정금공은 노조가 들고 일어났다. 노조는 “정금공과 산은을 통합하려는 것이 통상 마찰을 불러올 것”이라며“시장 마찰 문제가 재점화 돼 또 다시 국론 분열의 장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금공은 독자적인 자금공급 여력, 온렌딩 대출에 따른 중소기업 지원, 정책금융 수행 여력 등을 내세우며 산은과의 통합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정책금융 재편에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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