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전문회사, 그것이 알고싶다

입력 2013-07-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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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박 신화 공신인가, 콘텐츠 질 저하 죄인인가?

시크릿가든 문화산업전문회사, 신의 문화산업전문회사, 각시탈 문화산업전문회사, 보스를지켜라 문화산업전문회사, 직장의신 문화산업전문회사, 칼과꽃 문화산업전문회사 등 익숙한 이름을 앞에 내세운 ‘문화산업전문회사(이하 문전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문전사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문전사가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문전사는 프로젝트 단위의 투자기구로 사업장과 직원 없이 서류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컴퍼니다. 문전사는 하나의 목적을 두고 회사를 만들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투자받기 쉽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협의를 거쳐 해산한다.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 진흥사업의 일환으로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고, 산하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을 맡으면서 문전사 추진이 현실화됐다.

문전사는 등록제로 운영된다. 자산관리자와 사업관리자를 확실히 분리하고,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신탁업체에 업무를 위탁하는 조건이 충족되면 문전사 등록신청을 할 수 있다. 2007년 제1호 태왕사신기 문전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등록된 문전사는 100개에 이른다. 그중 30여개는 프로젝트가 마무리돼 해산됐다. 이들은 평균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사업을 추진하고 해산한다. 하나의 작품이 광고나 해외 판권 등 다양한 수입원에서 상품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약 2년인 것이다. 해산할 시점 투자자들은 채무나 채권이 있으면 이해당사자들과의 배분 후 끝을 맺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금융투자지원팀 이중현 담당자는 “프로젝트 이름을 내세워 회사를 만드는 이유는 명확한 프로젝트의 목적을 명시하기 위해서다. 자금 흐름과 회계의 투명성을 높여 다양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며 “현재 회계 투명성을 위해서 문전사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자산관리자가 심의 결과에 따라 예산을 잘 집행하고 있는지, 내부 절차에 맞게 문전사를 운영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해 관리한다”고 말했다.

‘칼과꽃’ 제작 발표회에서 장성환 콘텐츠본부장은 “KBS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문전사 제작 드라마다. ‘바람의 나라’, ‘추노’, ‘공주의 남자’, ‘학교2013’ 등에 이은 6번째 작품”이라며 “KBS 문전사 드라마들은 타사 드라마와 비교할 때 압도적 경쟁력을 보인 바 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럴 거라고 확신한다”고 문전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문전사 운영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방송사와 제작사가 서로의 책임을 떠넘기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신의 문전사의 경우 ‘신의’ 출연배우와 스태프들이 출연료를 대부분 받지 못해 지난 2월 제작사 대표 전 모씨를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배우 김희선은 신의 문전사를 상대로 낸 미지급 출연료 청구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문제갑 정책의장은 “문전사가 운영상의 문제로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시장 진입을 쉽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책임에 있어 나 몰라라 하는 식이 제일 큰 문제다. 이것이 출연료와 스태프 임금, 콘텐츠 질의 저하를 가져왔고 해결되지 않은 난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정책의장은 “문전사의 등록요건이 강화돼야 한다. 재무 건전성을 비롯해 제작 경험, 능력, 사업적 노하우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오히려 우량한 제작사들에 이점을 주고, 편성에 유리한 조건으로 참여 가능케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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