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인하 조치는 지난달 말로 종료된 상황. 이에 따라 9억원 이하 1주택은 총거래가액의 2%, 9억원 초과 주택은 4%를 내야 한다. 또 오는 2014년부터는 모든 주택 거래에 대해 4%를 내야 한다.
이는 미국(1%)·캐나다(1.3%)·영국(2%) 등과 비교할 때 크게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높은 취득세율은 ‘한시 인하-연장’의 반복을 낳았고, 결국 주택 구매에 있어 취득세율 인하는 일종의 필요충분조건으로 자리 잡게 됐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세일 기간에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취득세 인하 시기에 주택을 사는 것이 하나의 진리가 됐다는 얘기다.
당초 부동산업계가 취득세 인하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만 해도 국토부는 “4·1대책의 효과 및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겠다”고 시간을 끌었으나, 막상 거래절벽이 현실로 나타나자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해 취득세 세율 인하 방안을 만들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정치권의 분위기도 ‘영구 인하’ 쪽에 무게가 실리는 듯했다.
그러자 안행부가 강하게 반기를 들고 나섰다. 취득세가 인하되면 지방세수가 크게 줄어들어 재정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실제로 올해 기준으로 취득세는 전체 지방세수의 25.7%인 13조8000억여원을 차지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양측의 대립이 평행선을 달리자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박근혜 대통령은 9일 “국민과 밀접한 문제는 부처 간 협업과 토론을 통해 타당성 있는 결론으로 나와야 하는데 부처 간 이견만 노출되고 있다”며 국토부와 행안부의 대립을 직접적으로 질타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 혼선을 조기 수습하라”고 지시했다.
결국 총대는 기획재정부로 넘어갔다. 기재부 역시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겠지만 이번 기회에 정부 부처의 컨트롤 타워로서 제대로 된 실력 발휘를 하길 기대해본다. 또 하나, 어차피 해야 할 결정이라면 주택시장이 더 망가지기 전에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