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급조된(?) 노사정 협약…우려스러운 ‘일자리 로드맵’ - 윤필호 사회생활부 기자

입력 2013-05-3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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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진행 중에 자료 배포

협약 체결에 성공하며 상생의 모습을 보여준 노사정 일자리 협약이 당일 아침까지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고용노동부가 자신만만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하던 오전 당시 한국노총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발표는)처음 듣는 얘기다. 최종적으로 조율이 안됐고 현재까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하며 펄쩍 뛰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직 몇 가지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날로 연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었다.

노동부가 깜짝 발표를 준비하던 때, 한국노총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재협상에 들어갔다는 대답을 남긴채 전화를 끊었고 이후 각 대표들은 협약식에 참석했다.

협상은 변수가 많아 막판까지 진통을 겪는 것이 관례다. 하지만 정부는 협상이 진행 중이었음에도 자료까지 배포해 무리하게 협약식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다음주 발표되는 ‘일자리 로드맵’을 앞두고 노사정 협약이 급조됐다는 인상이 짙다는 게 안팎의 분석이다.

고용률 70% 달성은 박근혜 정부의 핵심 사업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현오석 경제부총리 등은 공식석상에서 노사정 대타협을 강조해 왔다. 주무부처인 노동부로서는 큰 부담이 됐을 것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로드맵의 선결조건으로서 반드시 타결시켜야 할 필요가 있었다. 노동부는 일자리 로드맵을 노사정 대타협과 상관없이 발표하겠다고 밝혀왔지만 속앓이를 했던 셈이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대표 사업에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을 배제한 채 공개 토론회도 없이 진행하는 등 과정 상의 문제는 분명히 지적할 필요가 있다. 게다가 로드맵 발표 후에도 각론에 산적한 문제가 많다. 노사장 3인의‘어색한’ 미소가 5년 동안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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