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패션업체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입력 2013-05-2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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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업체들에 대한 사모펀드들의 관심이 뜨겁다. 경영권을 획득해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기도 하고 브랜드 상품권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가장 큰 이슈는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네파 인수다. 차츰 지분을 늘리던 MBK파트너스는 이달들어 100% 지분을 확보하며 사실상 자회사로 두게 됐다. 업계에서는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는 경기불황에도 매출구조가 탄탄해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패션업체 입장에서는 자금력이 확보돼 신제품 개발에도 충실할 수 있고 해외진출에도 용이하다”고 말했다.

네파는 올 초 MBK파트너스가 인수한다는 소문이 알려지면서 인수금액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MBK는 100% 지분 확보를 위해 최근 공개매수에서 매입가로 주당 16만원을 제시해 총 840억원을 썼다. 올 초 최대주주인 김형섭 네파 대표 등 대주주측과 2대주주였던 유니타스캐피탈로부터 네파 지분 84.82%를 1조원 가까이 투입해 사들였다. 업계에서는 네파의 규모에도 놀랐지만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였다. 국내 패션업계의 경우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코데즈컴바인’의 경우는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상표권 및 디자인권을 KDB산업은행 지적재산권(IP) 펀드에 100억원에 매도했다. 코데즈컴바인은 1년 후 100억원 이상의 금액을 KDB에게 지불하면 브랜드 소유권을 다시 넘겨받을 수 있다. 브랜드 상표권을 담보로 인정하고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것은 코데즈컴바인이 첫 사례다. 2008년에 코스닥에 우회 상장하며 떠오른 ‘코데즈컴바인’은 몇 년 새 매출 부진으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코데즈컴바인은 CODESCOMBINE, MARU, 옹골진, Notton 등의 의류 브랜드로 알려진 국내 대표 의류업체다. 산업은행은 코데즈컴바인이 보유한 국내외 상표권 88개를 대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산업은행은 1000억원 규모의 KDB파이어니어 지식재산권 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를 이번 코데즈컴바인에 투자했다.

외국의 경우는 펀드기업의 거대한 자금력을 뒷받침해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영국 ‘톱숍’은 지난 2월 프랑스에 첫발을 내딛었다. ‘톱숍’의 지분 25%를 인수한 미국의 사모펀드 레나드 그린이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사업계획 일순위로 잡고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대로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펀드기업을 인수하는 패션업체도 있다. 캐주얼 ‘서어스데이아일랜드’와 남성복 ‘티아이포맨’을 전개 중인 지엔코가 큐캐피탈파트너스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엔코는 큐캐피탈파트너스 주식 3000만주(37.6%)를 285억원에 인수했다. 지엔코 측은“큐캐피탈파트너스의 펀드 운영에 직접 참여하거나 투자를 받을 수는 없지만 사업 확장이나 전문 인력 확보, 해외 진출, 의류 기업 인수합병 등에 있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소기업을 넘어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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