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광주은행 별도 매각…증권도 떼어내 팔기로
우리금융 민영화가 계열사를 쪼개파는 방식으로 네번째 도전을 시작한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떼어내 별도로 매각하고, 우리투자증권도 불리해 매각하면서 민영화가 순차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방은행과 투자증권을 먼저 매각한 후 최대한 몸집을 줄여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 매각을 별도로 추진한다는 밑그림이다. 그러나 계열사 분리 매각에 성공한다 해도 우리금융이 매각되지 않을 경우 민영화는 미완으로 남게되는 우려도 상존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적자금위원회는 25일 열린 민영화 관련 토론회에서 우리금융이 소유한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뿐만 아니라 우리투자증권까지 따로 떼어 판 뒤 금융지주사를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같은 결정은 우리금융 전체를 통째로 판다는 것은 시가총액만 9조5000억원을 넘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분석 때문이다. 과거 3차례 진행된 민영화 시도에서 분리 매각 방식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과 큰 변화다.
이처럼 지방은행들이 분리 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적·지역적 고려 요소 등이 선결과제로 떠올랐다. 앞서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은 경남은행에 관심을 나타내며 다른 지역 은행에는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주은행도 비슷한 사정이다.
때문에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반발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현재 자금 여력이 없어 우리금융 인수에 나서 못하는 하나금융와 신한금융에 각각 경남과 광주은행을 넘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금융 인수대상자 선정이다. 지난 2년간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었거나 인수 의사를 표명한 곳은 산은금융지주와 KB금융, MBK파트너스, 티스톤, 보고펀드, IMM, 키스톤PEF 등 7곳이다.
올 초 정책금융에 충실하기로 한 산은금융은 민간 금융회사를 사들일 가능성이 없어졌다. 보고펀드와 키스톤PEF는 법률상 인수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남은 곳은 KB금융과 MBK파트너스, 티스톤, IMM 등으로 민영화가 유효 경쟁 요건을 충족하려면 2곳 이상이 인수전에 참여해야 한다.
한편 새마을금고는 우리금융그룹의 민영화 과정에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새마을금고는 지난 2011년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다음달 말 상세한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이 발표되면 인수자 후보군의 명확해 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