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26일 개성공단에 남아있는 우리측 인원 전원의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이제 북한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개성공단에 대한 통행제한 조치에 이어 9일 근로자 철수조치를 취한 북한은 우리 정부의 이번 결정에 더 강경한 ‘맞불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일단 북한은 우리 측 인원의 귀환에는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를 거부하면서 “개성공업지구에 남아 있는 인원들의 생명이 걱정된다면 남측으로 모든 인원을 전원철수하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철수와 관련해 제기되는 신변안전보장 대책을 포함한 모든 인도주의적 조치들은 우리의 유관기관들에서 책임적으로 취해주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도 ‘국민 보호’를 내세워 잔류 인원을 철수키로 하면서 북측에 안전 귀환을 보장하라고 촉구한 만큼, 북한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행동을 취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북한이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킬 또 다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국방위 담화는 “남조선 괴뢰패당이 계속 사태의 악화를 추구한다면 우리가 먼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혀 남측의 태도를 지켜본 뒤 강경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최종적이며 결정적 조치’라고 언급한 건 남측의 조치에 맞받아 개성공단의 폐쇄 선언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김양건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지난 8일 개성공단 내 북측 근로자의 철수를 발표하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동족대결과 북침전쟁도발의 열점으로 만들어보려 하고 있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중단하며 그 존폐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폐쇄 가능성을 이미 거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잔류인원 철수를 결정한 남한에게 개성공단을 유지 의지가 부족하다고 책임을 돌리며 어떤 방식으로든 개성공단의 폐쇄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나아가 북한의 ‘중대조치’가 개성공단에 국한되지 않고 남북관계 전반에서 강경한 대응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위 담화가 개성공단과 관련한 조치라고 명시하지 않고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라고 폭넓게 표현한 탓이다.
다만 일각에선 이달 한미 군사훈련인 ‘독수리연습’이 끝나고 내달 초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한반도에서 유화적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