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만성적자 오펠에 6조 투자… 심상치 않은 행보

입력 2013-04-15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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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가 만성적자에 빠진 유럽 사업부문 ‘오펠’에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이에 따라, GM의 무게 추가 유럽·중국 등에 쏠리면서 GM 내에서 한국GM의 역할 비중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댄 애커슨 GM 회장은 지난 11일(한국시간) 오펠에 2016년까지 40억유로(5조9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GM내 서열 5위권인 팀 리 해외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2월 한국GM에 8년 간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밝힌 것보다 규모가 크다. 연간 투자액으로 보면 오펠은 2조원, 한국GM은 1조6000억원이다.

사업계획 역시 오펠이 구체적이다. GM은 오펠에서 3년 간 23개의 신차, 13개의 새 파워트레인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혀, 한국GM의 6개의 신차와 새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겠다는 것과 대조된다.

최근의 실적 추세를 봐도 GM이 한국GM보다는 오펠이 힘을 싣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340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이전까지는 흑자를 유지해 왔다. 반면, 오펠은 지난해 14억 유로(2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을 포함, 지난 1999년 이후 지금까지 137억 유로(20조30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GM이 그룹 내 효자인 쉐보레 브랜드를 생산하는 한국보다 오펠의 회생에 더 큰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

GM의 오펠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한국GM 쉐보레 물량의 유럽 이전 가능성은 커졌다. 이미 유럽의 일부 외신들은 GM의 이번 투자 발표가 쉐보레의 유럽 이전을 포함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한국GM 군산공장은 지난해 중형차 ‘쉐보레 크루즈’의 후속 모델 생산지에서 탈락했다. 크루즈는 군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지난 2월에 후속 SUV 등을 생산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향후 생산계획이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GM의 행보가 한국 노조 길들이기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쉐보레 생산물량을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압박하면서 비용 상승을 묶어두겠다는 해석이다.

이와 관련, 한국GM 노조는 오는 29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GM 국제네트워크 회의’가 열리는 것에 맞춰 미국으로 출국해 애커슨 회장을 면담할 계획이다. 노조는 애커슨 회장과의 면담에서 구체적인 생산계획 등의 제시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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