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흥기 수석연구위원
스마트그리드가 구축되면 전력 수급 상황에 따른 수요 분산, 신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연계, 전력 저장 및 재판매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Frost & Sullivan은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이 2011년 289억 달러에서 2017년 1252억 달러로 연평균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그리드 시장을 AMI, 수요반응, 배전망 관리, 고압송전으로 분류 시 배전망 관리 및 고압송전 사업의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별로는 스마트그리드 정책이 수립된 미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영국, 중국, 일본, 한국, 브라질 등 9개국에 시장이 집중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2030년까지 국내 스마트그리드 관련 총생산 규모는 123조원으로 성장하고 내수 74조원, 수출 49조원을 담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2016~2020년에는 지능형 소비자 부문이, 2021~2025년에는 전기자동자 부문이, 2026~2030년에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전자통신, 에너지, 중공업, IT 분야의 대기업들은 제주 실증단지 사업의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등 시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한전은 지능형 전력망과 지능형 서비스 등 스마트그리드 사업 전반을 주도하고 있으며 LS산전은 지능형 전력망 및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SKT, KT, LG전자 등 전자·통신 기업은 스마트 미터,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지능형 소비자 관련 부문에 집중하고 있으며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에너지 기업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교환소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 포스코ICT 등 중공업 및 IT 기업은 신재생에너지 전력망 연계 및 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중견기업의 경우 1·2차 전지, 네트워크 통신장비 및 보안시스템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아트라스BX는 제주 실증단지에 1MW급의 ESS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대기업이 주로 하는 전기차용 배터리나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보다 다양한 환경의 ESS 시장에 집중하면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있다.
SMEC는 제주 실증단지 사업에 KT 컨소시엄으로 참여하여 와이브로 기반 스마트그리드 네트워킹 통신장비를 공급했다.
비츠로셀은 스마트그리드 구축에 필수적인 스마트미터기 전원용 1차전지를 생산하는 업체로 국내 점유율 1위, 세계시장 3위에 들 정도의 기술력과 제품 공급능력을 확보했다.
넥스지는 제주 실증단지 사업에 SKT 컨소시엄으로 참여하여 보안기능이 강화된 가정용 에너지관리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스마트그리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비춰 IT 서비스 기업에게는 사업영역 확장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IT 시스템 개발 및 운영 경험이 풍부한 기업은 스마트 홈, 스마트 빌딩, 전기제어 및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등의 스마트그리드 사업 진출이 용이하다.
스마트그리드 사업 부문 중에서도 가정·빌딩·공장용 에너지관리시스템(EMS), 지능형 계량인프라(AMI) 등 ‘지능형 소비자’ 분야가 유망하다. 2016~2020년 사이에는 스마트그리드 5대 사업분야 중 지능형 소비자 분야의 시장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능형 전력망, 지능형 서비스 분야는 한전과 LS산전의 독점구조이고, 전기자동차와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2021년 이후에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시장 성장성이 큰 만큼 기술보유 중소기업에 대한 M&A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스마트그리드는 국가 단위의 기간 전력망 사업으로 신뢰성과 운용 경험이 필수적이며, 제주 실증단지 참여 실적이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하게 된다.
IT, 전기장비 업체는 건설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 스마트그리드가 국가와 도시 차원의 플랫폼이라면 각 빌딩은 그 플랫폼 위에서 구동되는 개별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양방향 계량기, 태양광 발전, 전기차 충전시스템 등이 적용된 차세대 스마트 빌딩에 필수적인 에너지관리시스템 사업이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