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게임 등에 등장시켜 흥행 이어나가
90년대 후반, 우리나라 전역에 불어닥친 ‘테크노’열풍의 진원지는 다름아닌 삼성전자의 프린터 ‘마이젯’시리즈 광고였다.
당시 갓 데뷔한 신인 여배우 전지현의 파격적인 테크노 댄스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전지현을 모델로 활용해 톡톡히 재미를 본 삼성전자는 이후 휴대폰 ‘애니콜’, 냉장고 ‘지펠’광고에 연이어 전지현을 내세웠다.
삼성전자와 전지현의 관계는 업체와 모델 모두 ‘윈-윈’이라는 평가와 함께 스타마케팅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 꼽힌다.
이후 게임, 포털, 소셜커머스 등 전 IT분야에서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스타 모델을 앞세운 ‘스타 마케팅 대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연예인 모델효과를 가장 많이 본 서비스는 단연 NHN이 운영하는 포털 네이버. 2003년 신인배우 한가인이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당시 이 광고는 현재 네이버의 주력 서비스로 성장한 ‘지식in’광고였다. 한가인은 ‘한국의 올리비아 핫세’라는 별명과 함께 톱스타로 성장했고, 경쟁사 ‘다음’의 카페서비스에 주춤했던 네이버의 인기도 껑충 뛰었다.
이후 네이버는 전지현을 앞세운 ‘카페’서비스 광고로 성장세를 이어갔고, 지금은 국내 부동의 1위 포털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게임시장도 연예인 홍보모델의 효과를 누리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2002년 온라인 캐주얼 게임시장을 연 ‘포트리스’는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배우 겸 가수 장나라를 모델로 앞세웠다. 아이돌 스타로서 게임 광고에 등장한 첫 사례로 꼽히는 장나라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2003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이효리, 2004년 ‘마비노기’는 박정아를 내세워 흥행세를 이어갔다.
게임업계의 스타마케팅은 이후 게임 내 연예인 캐릭터 등장과 게임을 통한 신곡 홍보로 진화했다. 넥슨의 서든어택은 빅뱅, 비, 2NE1, 미쓰에이 수지 등 아이돌스타 캐릭터를 게임 내에 등장시켰고,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는 지난 2007년 ‘온에어온라인’에서 신곡 ‘아이러니’를 홍보하기도 했다.
◇“이게 설마?” 예상밖 대박 =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는 실패 가능성이 다소 낮은 편이다. 검증된 여론 인지도때문이다. 하지만 톡톡 튀는 아이디어나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예상밖의 홍보효과를 누린 IT업체들이 의외로 많다.
90년대 중반, 국내 중견 PC업체의 광고로 등장한 ‘진돗개’.
당시 광고속 진돗개는 ‘주인찾아 700리’라는 광고문구와 함께 세진컴퓨터 광고에 등장, ‘평생 무상 AS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던지며 PC업계 인기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세진컴퓨터의 ‘진돗개’마케팅 이후 잠잠하던 동물 마케팅이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곳은 통신업계.
지난 2006년 KT는 국제전화001 광고에 톱스타 조인성을 출연시켰다. 하지만 조인성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함께 출연한 고릴라였다. 멀리 떨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고릴라의 다소 앙증맞은 연기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물론 광고에 등장한 고릴라는 진짜 고릴라가 아닌 미국 헐리우드에서 공수한 특수장비였다. 이밖에 글로벌 포털서비스 ‘라이코스’는 영국산 ‘래브라도 리트리버’종의 개를 모델로 등장시켰고 ‘잘했어, 라이코스’라는 유행어도 양산했다.
한편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광고가 주목받으며 뒤늦은 홍보효과를 누린 업계도 있다. 바로 ‘소셜커머스’시장이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지난 2011년 톱스타 비와 김태희를 광고모델로 내세웠다. 당시에도 ‘쿠팡댄스’를 유행시키며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렸지만 진짜 효과는 1년이 지난 2012년 나타났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가 바로 쿠팡 광고 촬영 현장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이후 쿠팡은 사이트 접속 트래픽이 급격히 증가하며 웃음 지었고 예상밖의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