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파워 엘리트 50인]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경제·다자협상 능한 정통 외교관

입력 2013-04-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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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프랑스 대사 지낸 ‘유럽통’… 대북문제·4강외교 경험없어 약점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다자(多者)·경제 외교 방면의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프랑스와 스위스 등 유럽지역의 업무 경험이 많은‘유럽통’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겸손하고 합리적 성품에 꼼꼼하고 추진력 있는 스타일로 현장경험과 실무능력을 겸비했다. 다만 대북 문제나 동북아, 미·중·일·러 등 주변 4대 강국과 관련된 업무 경험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평가된다. 한편으로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잘 살린다면 한·미 관계에 정통한 대북 매파 인사인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삼각편대를 이루며 균형감 있는 외교안보 라인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주 수석은 내정 소감을 통해 “우리나라 외교안보 기반과 여건을 탄탄히 다지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주변국과 소통을 잘하고 좋은 대화관계를 발전시키면서 당면 문제를 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 4개 언어 능숙…통상·다자외교 전문 유럽통 = 서울고와 서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외무고시 6회로 공직에 입문한 주 수석은 30여년 넘게 외무공무원 생활을 하며 외교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주 모로코·프랑스·유네스코 대사 등을 지내 지역적으로는 유럽 전문가다.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1974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초청받아 프랑스에서 석사과정을 밟기도 했다.

유럽공동체(EC)와 유엔(UN), 제네바 대표부에서 근무한 경험도 있어 다자외교에 능하다. 한국과 주재국의 외교관계 강화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모로코와 프랑스 정부로부터도 각각 훈장을 받은 바 있다.

통상과 국제협력, 군축 등 다양한 국제 문제에도 식견이 풍부하다는 평이다. ‘21세기 프랑스를 말한다’라는 저서를 비롯해 아프리카 저개발 해소와 다자외교를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발표했다.

경제외교에 대한 전문성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1996년 외무부 국제경제국장 시절엔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이끌어 내 ‘올해의 공무원상’과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영어는 물론 프랑스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에 능통하다. 중국어 실력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동북아 개발, 한·중 협력 등에도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6년 외교부 본부대사를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에는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사무총장 겸 부회장을 맡아 협회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왔다. UNGC는 친인권·친환경·반부패를 비롯한 10대 원칙 준수를 핵심으로 하는 국제협약기구로, 기업들의 윤리경영 선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주 수석은 한불21세기포럼 회장, 프랑스 우정공사국제자문위원, 한중국제교류재단 사무총장, 세종대 이사 등을 지내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쳐 왔다.

◇박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 없어…전문성·인품 높이 평가 = 주 수석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깜짝 발탁 인사다. 외교부 안팎에서도 그의 인선을 두고 뜻밖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공직에 너무 오랜만에 돌아와 나도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도 특별한 개인적 인연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외무부에서 함께 손발을 맞춰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006년 공직을 떠나 있던 그를 추천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원로 외교관 그룹이 추천했다는 설도 제기된다.

청와대 외교수석으로서의 자질과 인품은 합격점이라는 평판을 얻는다. 성실한 데다 외교업무 경험이 많아 실무에 밝다는 평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합리적 성격에 의견을 두루 잘 수렴하는 편이어서 후배들의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UNGC 한국협회에서 함께 일한 한 관계자도 “업무처리에 있어 매우 꼼꼼하고 추진력 있는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사무총장 재직 시절 “유엔에서의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분야에서 특히 독보적인 전문성을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주 수석은 소위 외교부 핵심으로 분류되는 ‘워싱턴 스쿨(북미라인)’이나 ‘저팬 스쿨(대일 외교전문가)’에 속하지 않는다.

외교부 출신이기는 하지만 드물게 북한 문제 등 안보 관련 업무경험도 거의 없다. 북한의 핵 위협으로 한반도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보외교에 경력이 없는 그가 청와대 외교안보 라인에 인선됨에 따라 윤 장관의 역할에 무게중심이 실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또는 박 대통령이 외교안보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주변 4강과 동북아뿐만 아니라 유엔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유럽 등과의 다자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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