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계열사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2기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포스코 계열사 성진지오텍은 지난 5일 포스코플랜텍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합병일은 오는 7월1일이며 합병비율은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이 1대 3.8이다.
포스코는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 발표를 기점으로 계열사 구조조정이 발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포스코와 포스텍(포항공대)의 합작 벤처캐피탈인 포스텍기술투자의 청산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중단됐던 광고대행사 포레카의 매각도 오는 5월 재추진할 계획이다. 이 밖에 포스코건설의 계열사를 추가로 줄여나가는 한편, 건설부문도 계열사 간 합병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이 탄력을 받은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다.
포스코는 올해 초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수준의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주총이 끝난 뒤 기존에 제시된 7월 합병안을 확정했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을 비롯 그룹의 주요 인사가 마무리되면서 사업 추진이 신속히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이번 인사에서 박기홍 사장, 전우식 전무 등 포스코의 계열사 확대와 재편을 주도했던 전략사업실 등이 약진했다. 철강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이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의 당위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포스코의 계열사 구조조정은 정 회장이 2기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 번 연임한 정 회장이 임기가 2년 남은 시점에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강해 보인다”며 “경영 내실화 뿐 아니라 내부 결속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봤다.
더불어 포스코의 계열사 재편이 전 정권 흔적지우기란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성진지오텍은 포스코가 정권의 압력으로 인수했다는 의혹을 받은 대표적인 계열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