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기업 채용]학력·성차별 파괴…문턱 낮추니 취업문 ‘활짝’

입력 2013-04-0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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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보다 실무형 인재 선호… 고졸·지방대 채용 크게 늘려

대기업의 취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그동안 대기업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좋은 대학, 각종 자격증 등 일명 ‘고(高)스펙’을 갖춰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학력·성(性)을 뛰어넘어 실력을 갖춘 인재라면 누구든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다.

대기업 입사의 장벽 중 가장 눈에 띄게 낮아진 부분은 학력이다. 대기업이 대학 졸업장보다는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한 인재들이 더 많은 입사 기회를 얻고 있다.

30대 기업은 올해 고졸사원을 작년보다 9.4% 늘린 4만7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신규 채용 규모가 불과 1.5% 늘어난 12만8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 속도다. 국내 1위 그룹인 삼성 또한 올해 연구개발직과 영업직 등에서 고졸사원을 700여명 공채 선발하겠다고 밝히며 고졸 채용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고졸 채용 열풍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채용 문화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331개사를 대상으로 고졸 신입사원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회사의 절반 이상이 올해 고졸사원을 뽑고 채용 규모도 늘리겠다고 답했다.

지방대 출신 인재들에게도 대기업 취업의 문은 넓어졌다. 삼성은 아예 ‘지방대 비중 35% 이상 채용’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했다. 삼성의 지난해 대졸 공채사원 중 지방대 출신 입사자는 36%에 달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지방대 출신 입사자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SK 또한 올해부터 지방대 출신을 30% 이상 채용키로 결정했으며, 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인력 담당 임원이 직접 전국 지방대를 방문해 취업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성의 대기업 취업 기회도 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0대 대기업 신입사원 중 여성 비율은 33%에 불과했다. 그러나 기업들이 우수 여성인력의 활용에 관심을 가지며 여성들의 대기업행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해 4월 삼성의 여성 채용을 전체의 30%로 늘리라고 주문한 것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좋은 스펙을 가진 것보다 업무 이해도가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단순히 자격증, 스펙 쌓기 등에 매달리기보다는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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