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작년 고용목표 초과?… 알고보니 고용형식 만 바꿔

입력 2013-04-0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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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목표 초과 발표, 질적인 부분 고려할 때 ‘사실상 목표 미달’

지난해 30대 기업이 당초 고용 목표를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고용 형식만 변했을 뿐 당초 목표에는 못 미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삼성을 비롯한 30대 그룹의 올해 투자·채용 계획을 공개하며 “지난해 기업들은 투자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고용목표는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이날 3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기업들이 밝힌 (올해 고용과 투자계획) 목표가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힘 쏟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30대그룹이 모두 12만6000명을 채용해 당초 고용목표보다 3000명을 초과로 달성했다고 밝혔다. 단, 투자총액은 당초 목표인 149조원보다 8.5% 모자란 138조원에 그쳤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목표 초과된 고용 역시 고용방식만 바꿔 숫자가 늘어났다는게 산업계의 중론이다.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으로 정규직 전환 등을 추진하면서 전체 고용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채용에 소극적이었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내하청 직원에 대한 대대적인 정규직 전환을 추진했다. 작년 6월 사내하청 소속 1500여명의 근로자를 현대차가 직접계약하는 계약직 근로자로 전환했다. 같은 계약직 근로자지만 하청업체를 통해서 급여를 주는게 아닌 현대차가 직접 고용계약에 나서는 방식이다. 여기에 대규모 정규직 전환도 추진했다. 하반기부터 800여명에 이르는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이 시작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 8월 개정된 근로자 파견법에 앞서 ‘사업주의 직접고용 의무’ 사항을 지키기 위해 총 2300여명의 고용방식 전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고용방식 전환을 제외하면 다른 30대 기업의 신규 채용은 당초 목표보다 크게 모자란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각 기업들이 밝힌 고용목표는 상반기 만해도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8월 ‘파견 근로자법 개정안’이 나오면서 현대차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서둘러 고용 방식전환을 추진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투자 목표가 당초 계획에 못 미쳤던 것처럼 고용 역시 사실상 목표에 이르지 못했다는 의미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 장기화로 투자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고 고용 목표도 다 채우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당초 채용 목표를 최소한으로 줄였지만 이마저 채우지 못했다”고 속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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