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사업ㆍ경영계획 공시 뚝 …무늬만 신사업 주의해야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국내외 경기침체 여파가 상장사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경기침체 이후 상장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한 신규 사업 진출을 꺼려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월1일부터 3월27일까지 장래사업ㆍ경영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유가증권 11개사, 코스닥 4개사 등 총 15개사에 달했다.
2011년 같은 기간에도 총 15개 상장사(유가증권 9개사, 코스닥 6개사)가 신규사업에 진출키로 했다 .
하지만 2012년 같은 기간 동안 장래사업ㆍ경영계획을 공시한 상장사는 9개사(유가증권 7개사, 코스닥 2개사)로 감소했고 올해 역시 9개사(유가증권 5개사, 코스닥 4개사) 만이 신규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상장사들의 신규사업 진출이 감소한 이유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대부분 상장사가 ‘공격형’ 경영보다는 기존 사업모델에 기반한 ‘수비형’ 경영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장사들은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현금을 쌓아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174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규모(IFRS·국제회계기준 연결 기준)는 126조7738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2011년 92조3906억원에 비해 37% 증가한 수치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경쟁력이 높고 사업 업황이 나쁘지 않다는 방증이라고 해석할수 있다고 귀뜸했다. 실적이 좋아지면서 공격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드는 회사들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중소기업들이 신규 사업을 통해 매출원을 확보하는 시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기 위해 신사업에 진출하는 기업도 있지만 일부 한계기업은 주가를 띄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 연구원은 “경기가 부진하지만 신사업에 진출한 기업들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현금을 많이 확보하고 있을 가능성도 높다”며 “다만 일부 코스닥 상장사들의 경우 신사업을 빙자해 주가를 띄우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