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은행들이 잇따라 모기지금리를 인상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홍콩 주택가격은 앞으로 2년 동안 최대 20%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자산 기준 홍콩 최대 은행인 HSBC홀딩스를 비롯해 스탠다드차타드(SC) 등 주요 은행들이 당국의 리스크 규제에 따라 주택대출금리를 25bp(1bp=0.01%) 올린데 따른 것이다.
미드랜드홀딩스의 버글 라우 수석애널리스트는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쏠렸다.
이에 따라 홍콩의 주택가격은 지난 2009년 이후 110% 급등했다. 이는 글로벌 주요 도시 중 최고 수준이다.
홍콩 정부는 2010년부터 주택가격 급등을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최저 수준의 모기지금리와 본토인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세가 이어졌다.
런춘잉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달 22일 주택가격이 200만 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 이상인 주택에 대해 인지세 세율을 매매가 대비 8.5%로 인상하는 규제안을 발표했다.
같은 날 홍콩통화청(HKMA)은 은행들이 주택 가치 하락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신규 주택 대출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최소 15%로 유지하도록 했다.
HSBC는 지난 14일 홍콩 규제당국의 요구에 맞춰 처음으로 금리 인상 조치에 나섰다. HSBC는 모기지 금리 범위를 2.85~3.5%로 올렸다. SC는 3.1~3.5%를 적용하고 있다.
홍콩 최대 모기지대출기관인 BOC홍콩홀딩스는 20일 프라임모기지금리를 2.4%에서 3.05%로 인상했다. HSBC가 보유한 항셍뱅크는 2.4%에서 3%로 올렸다.
세바스찬 파레데스 DBS그룹 홍콩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은행들은 소매 모기지대출 금리를 잘못 책정해왔다”면서 “이제 HKMA의 규제와 함께 이같은 금리 체계가 바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