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자동차·철강·가전·섬유 수출에 큰 영향"

입력 2013-03-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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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보고서 "정부, 환율변동 억제 노력 필요"

▲주요국 통화의 증감율(%), 2012년 6월1일~2013년 2월25일 간의 일일 환율 기준 (자료=산업연구원)
최근 지속되고 있는 엔화 약세가 우리나라 일부 업종에 수출 감소 등의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8일 산업연구원(KIET)가 발표한 ‘엔화 약세와 한국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엔저가 업종별로는 자동차, 철강, 가전, 섬유 등의 수출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기준 원·엔 환율은 지난 8개월 동안(지난해 6월 초) 23.5%나 하락,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당해년 우리나라 총수출은 0.1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원·엔 환율 하락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에 비해 다소 축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석유제품, 반도체, 조선 등 환율 민감도가 낮은 산업의 수출 비중이 확대되는 등 우리나라 수출구조가 변화했고 일본 제품과의 차별화, 품질 경쟁력 향상 등의 영향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연구원은 이번 원·엔 환율 급락이 기업들에 미치는 체감 영향은 과거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엔저는 세계경제의 저성장기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1990년대나 2000년대 중반의 엔저 사례와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수요 부진으로 대일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일본제품 수출가격 인하에 대한 대응도 과거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종별로는 자동차, 철강, 가전, 섬유 등 4개 산업이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 대비 수출비중이 높고 주력 수출시장·경쟁품목이 일본과 상당부분 중복되며 한일 간 경쟁력 차이도 크지 않아서다.

수출감소가 우려되는 품목으론 소형차, 판재류, 디지털TV, 조명기기, 화섬사, 화섬직물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반면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조선 등은 엔저의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엔저 현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일본기업이 채산성·경쟁력 개선을 통해 우리나라 주력품목 분야에 재진입하면서 악영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 관계자는 "정부가 급격한 환율변동을 억제하는 노력과 함께 국내 기업의 피해 방지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면서 "기업도 수출구조 고도화와 대일 수출 경쟁력 재편을 위한 전략 마련을 해야하고 FTA활용으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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